인터넷은행 견제위해 잇따라 출시… 고금리 혜택에 인기
앱 사용 서툰 노년층 가입 미미… “손실 감수탓, 유도안해”

#1. 직장인 이기범(33·대전 서구) 씨는 최근 주거래은행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검색하다가 놀라울 정도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상품에 가입했다. 온라인쇼핑을 자주하는 그는 "온라인에서 쇼핑도 하고 높은 적금금리도 받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 2년 전 퇴직 후 새로운 직장을 구한 최재홍(59·대전 유성구) 씨는 상황이 다르다. 월급의 일부를 적금으로 붓기 위해 창구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가장 최근에 출시된 상품을 소개하는 직원의 권유에 연 1.8%대 금리상품을 가입했다. 그러나 이 은행은 2.5%금리 특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마다 인터넷은행을 견제하며 온라인 특판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소비성향 트렌드에 맞춰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온라인 특판상품이 앱 사용이 서툰 노년층에게는 혜택의 제한이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방식 통해 연 2%대 예·적금 특판을 비롯, 온라인 쇼핑 실적에 따라 최대 연 7%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특판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G마켓·옥션 이용실적에 따라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하는 ‘위비Life@G마켓·옥션 팡팡적금’을 출시, 신한은행은 일정 조건 충족 시 연 2.6%의 금리를 적용하는 ‘두배드림 적금’, NH농협은행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2.35%의 금리를 주는 ‘NH20해봄적금’ 등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 또한 오는 31일까지 모바일 ‘하나머니세상 적금’을 출시해, 상품 가입 후 4개월 안에 본인 명의 KEB하나은행 계좌를 연동한 원큐(1Q)카드 실적이 10만원 이상이면 적금 이자의 세금만큼 하나머니(하나금융그룹 포인트)로 주기 때문에 연 3.5%의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밖에 IBK기업은행은 비대면 전용 ‘1석7조통장(중금채)’을 출시, 내달 15일까지 모든 가입 고객에게 0.2%p의 특별금리를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연 2.3%의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특판상품들이 온라인거래를 대상으로 출시된 상품이다보니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는 노년층에게는 가입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A시중은행의 경우 대면 방식을 통해 예·적금 상담을 받을 시, 고금리 상품을 추천하기보다 권장상품으로 금융소비자들을 유도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마다 인터넷은행을 견제하며 온라인전용 특판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중은행권에서 감수해야할 부분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유도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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