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시종 충북지사가 그제 서울 종합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건의했다. 이 지사는 이날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이 장기간 표류 중인 사실을 이 총리에게 설명하고 중부고속도로 확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홍성열 증평군수, 송기섭 진천군수, 나용찬 괴산군수, 이필용 음성군수가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부고속도로의 조속한 확장을 촉구했다. 증평·진천·괴산·음성은 중부고속도로와 접해있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17년째 표류 중인 충북도의 현안사업이다. 정부는 중부고속도로의 교통난 해결을 위해 2001년 확장 방침을 세우고 2008년 착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 우선순위에 밀리면서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을 민자사업에서 국가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적극 나서자 충북도의 발길이 바빠졌다.

중부고속도로는 1987년 개통이후 교통량이 늘면서 일부 구간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동서울~호법 구간은 8차선으로 되어있지만 호법~남이(78.5㎞) 구간은 4차로로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구간은 충북 혁신도시, 오창산업단지, 음성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교통량이 크게 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고속도로가 제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따른 경제성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지난 2001년 착수한 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이상으로 나온 것이다. B/C가 1이상이면 사업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기본설계·실시설계와 도로구역 변경 결정고시까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여기까지로 이후 전혀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도 예산반영도 불투명하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공약이다. 이 총리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국회에서 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적 논리를 떠나 교통량, 효율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재원이 부담된다면 상습 정체구간 먼저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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