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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배신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2017년 08월 25일 금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7년 08월 24일 19시 11분
[酒절주절]

여름에만 볼 수 있는 헬스장 진풍경이 있다. 6월만 되면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있다. 러닝머신도 만원이요, 10명이서 동시다발적으로 샤워하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게 있다. 8월 중순만 지나면 그 사람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는 거다. '헛것을 봤나' 싶을 정도로 헬스장이 텅텅 빈다. 아마 처음엔 다들 호기롭게 왔을 것이다. '올해엔 래시가드가 아닌 비키니만 입겠어', '웃통 벗고 王임을 보여주겠어' 이런 의지로. 그러다 다이어트에 성공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살을 빼기도 전에 가을이 온 것인지… 밀물처럼 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것이었다.

괜찮다. 이 모든 건 '의지'란 놈이 배신을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무엇이든 해낼 것처럼 용기를 주더니 조금만 지나면 본색을 드러낸다. 알고 보니 '나태'와 '절망'과 친구가 아니던가? 무언가를 '으쌰 으쌰' 시작했더니 옆에서 "안 될 거 귀찮은데 뭐하려 해”, "어차피 해도 안돼"하고 자꾸 방해를 한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는 걸 보니 의지의 배신史는 꽤 오래됐나 보다.

의지의 배신 영역은 운동뿐만이 아니다. 친구 하나가 술만 마시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은 원래 내가 하고 싶던 게 아니거든. 원래 내 꿈은 말이야.(블라 블라) 그래서 조만간 관두고 원하던 거 할 거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는 그 일을 5년째 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 회사 사장까지 할 적임자다. 그렇게 배짱 가득 내뱉던 말은 본심이었는지 酒심이었는지 모를 일이다. 물론, 그 친구도 노력했지만 분명 의지의 배신에 휘말렸으리라.

의지에겐 ‘나태’, ‘절망’보다 더 절친이 있다. 바로 '현실 타협'이다. 겉으로는 착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더 나쁜 놈이다. 누구든 제자리에 주저앉히고 '발목'을 잡아 '발전'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무슨 일을 하든 결국 내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고로 내가 강해져야 의지에게 배신도 안 당한다. 링컨 대통령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꿈을 꼭 이루겠다는 당신의 결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라.' 오늘은 '포기' 대신 '용기'를 내는 건 어떨까? <김윤주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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