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수요광장]

대전이 도시형성 이후 급속한 발전과 확장의 길을 걷다가 최근 인구 유출이라는 난제를 만났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근처에 세종시라는 급속한 성장의 도시가 자리 잡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바로 미래 주역인 청년들의 이탈이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대덕구의 그간 인구 추이를 보면 세대수에는 큰 변동이 없다. 하지만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인 세대의 증가 탓도 있겠지만,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가정에서 분가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문제는 그 이유가 ‘먹고 살기 위해’, ‘아이들 교육 때문’에 떠나는 계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구하고 그곳에서 번 돈으로 집을 마련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는 청년 세대의 급격한 지역 이탈이라는 현실은 곧바로 지역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대덕구도 팔을 걷어붙였다. 청년들이 다시 찾는, 아니 더는 떠나지 않는 지역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무엇보다 우선은 일자리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덕구에는 대전산업단지와 대덕산업단지 같은 대규모 산업기반이 있고 매우 건실하고, 좋은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여기에 현장과 청년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게 근본적인 문제다. 그래서 ‘기업은 사람이 없고, 청년은 일자리가 없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의 부조화 현상에 대해 우리는 대전의 비교적 낮은 주거비용과 물가를 고려한다면 삶의 질적 차원에서 굳이 외지로 나가 어렵게 취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직자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 경제적 현실을 올바르게 직시할 수 있어야 기업과 청년 간 인식 부조화의 틈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그런 점을 어필해야 지역 기업에서 창출되는 일자리에 좀 더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기업과 청년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늘리고 있는 것도 근본적인 일자리 문제 해결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을 통한 기회의 발판 마련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중리행복벼룩시장과 중리달빛야시장에서 시도되고 있는 청년 창업 숨 불어 넣기도 대덕구의 주요한 청년 경제 부흥책 중 하나다. 대덕구는 전통시장과 골목에 아이디어 창업 유도를 통해 창업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계속 확보하고 있다. 작은 창업으로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꿈꿀 가능성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대덕구 청년 경제 부흥책의 또 다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창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주거와 주변 환경일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장이 있던 터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고, 낡은 주택들은 새롭고, 편리한 주택으로 탈바꿈하는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주변 환경 개선 또한 참여 유도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관에서 직접 지원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청년 스스로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 지역에 대한 애착을 높이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청년들의 구정 참여를 유도하고 청년들 스스로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각종 위원회 등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관과 기업, 주민 모두가 한뜻으로 같은 곳을 바라봐야만 청년층이 머물고 삶을 영위해 가기 좋은 지역이라는 결실을 볼 수 있다. 전 세대가 활기차게 일하면서 살 수 있으려면 그 원동력인 청년들이 중간 기둥으로 든든히 버텨야 하기에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한 토양 아래 청년이라는 소중한 씨앗을 심어야 희망대덕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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