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옥천구간 군도 관리이전
현행법상 교통관련 이외 금지
매년 관리비 들이며 마냥 방치

슬라이드뉴스2-옛경부고속도로.jpg
▲ 폐쇄된 도로는 이후 10여 년 동안 방치되면서 도로 표면이 패고, 잡초가 우거진 흉물이 됐으며 현재 각종 불법 적치물로 방치되고 있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한국도로공사가 2003년 경부고속도로 대전∼옥천 구간의 굽은 노선을 곧게 펴는 공사를 하면서 폐고속도로를 옥천군에 군도(郡道)로 관리이전했지만 옥천군은 쓸모없이 남겨진 옛 도로 구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러 가지 용도로 요긴하게 쓸 수도 있지만, 현행법상 도로·주차장 등 교통 관련 기능 이외에는 사용이 금지돼 해마다 적지 않은 관리비를 들이면서 마냥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옥천군이 넘겨받은 도로는 3개 구간 13.84㎞이다.

그러나 관리권을 넘겨받은 옥천군은 곧 고민에 빠졌다. 해당 지역 교통량을 고려하면 도로시설은 왕복 2차로 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고심하던 군은 중앙분리대를 중심으로 2차로는 도로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폐쇄했다. 쓸데없이 들어가는 관리비를 줄이려는 조처였다. 그러나 폐쇄된 도로는 이후 10여 년 동안 방치되면서 도로 표면이 패고, 잡초가 우거진 흉물이 됐다. 한때 태양광 발전소 설치 방안 등이 검토됐지만, 한국도로공사 소유인 데다 지목이 도로로 묶여 있어 불발됐다.

인근 주민들이 농작물 경작 등을 위해 점용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한국도로공사를 향해서도 아까운 공공재산을 방치한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폐허로 변하는 도로시설을 더 방치하기도 곤란한 상황이 됐다. 옥천군과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경부고속도로 폐쇄 차로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우선 토지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폐쇄 차로를 도로구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폐쇄 도로를 잘라내 도로구역에서 해제하려면 토지 분할이 필요한데, 여기에만 1억원이 넘는 큰 돈이 소요된다.

양 측은 한국도로공사가 폐쇄도로 관리권을 되가져가는 조건으로 분할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사용되지 않는 도로지만, 제초 작업 등 유지 관리비는 꼬박꼬박 지출되는 상황”이라며 “공사 측이 관리권을 되가져 가더라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현재 도로로 사용되는 구역과 토지 분할을 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비용은 공사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공사 측도 공공재산 활용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도로구역에서 풀리면 임대나 매각 등이 가능해진다”며 “지금처럼 볼썽사납게 방치되지 않도록 관리권을 되가져온 뒤 도로구역을 해제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두 기관은 이르면 오는 10월 이 토지에 대한 인계·인수 협약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