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가격 오를대로 올라
시금치 1㎏ 평균 1만 5530원
생육 불안정한 과일값도 상승
“안오른게없어 장보기 두려워”

추석 물가에 빨간불이 예상된다.

가뭄과 폭염, 장마로 채소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살충제 계란’ 파동까지 겹치며 추석을 앞두고 식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계란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후 두 달 만에 2~3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게다가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명절을 앞두고 계란값이 ‘금값’이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아직 소비자들이 살충제 우려에 계란을 많이 찾지 않아 수급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단기간 가격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계란 수요가 큰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가격 변동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계란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계란 구매를 아직 꺼리고 있어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가격도 AI사태로 오른 뒤, 큰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폭염과 장마에 이미 신선식품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1일 기준 시금치(1㎏) 평균 가격은 1만 5530원이다.

이는 지난 달의 8452원보다 2922원이 오른 가격이다. 양배추(1포기)도 지난해보다 61.1% 오른 4603원에 거래됐다. 무(1개) 평균 가격도 2872원으로 전년대비 905원이 올라 46.0% 급등했다. 상추, 오이, 양파, 마늘, 파 가격도 모두 올라 신선식품 중에 안 오른 게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보다 12%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계란(64%), 오징어(50%), 감자(41%), 호박(40%), 돼지고기(8%)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명절 선물로 수요가 많은 과일값도 올랐다. 올 봄 극심한 가뭄에 이어 여름에는 평년보다 비 내리는 날이 잦아 일조량이 부족한 탓에 과일의 생육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21일 기준 복숭아(백도, 10개) 평균 가격은 1만 8363원으로 지난해 1만 5456원보다 18.8%가 올랐다. 켐벨포도(5㎏)는 지난해의 2만 3000원보다 32.1% 오른 3만 385원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과와 배 등 아직 선물용 과일 등이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어 과일 선물세트 가격을 예측하기에는 이르지만, 올해 과일 작황과 시세를 살펴본 결과, 과일 선물세트는 지난해 추석 대비 최고 20%가량 높은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뭄과 폭염, 장마에 각종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애꿎은 소비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청주시 율량동의 주부 김모(33·여) 씨는 “안 오른 게 없어 장을 보기가 겁난다”며 “게다가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채솟값과 과일값이 이렇게 올라 추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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