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호 대전·충남재향군인회 회장
[투데이춘추]

우리 국민은 피로하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초특급 한마디에 희비가 엇갈린다. 북한은 더할 나위 없고 중국이나 일본 등 이웃나라들의 발언과 행동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이 사느냐, 죽느냐 하는 사활적 생존이 걸린 북핵과 미사일 발사 앞에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비상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었다. 설사 미국이 중국과 경제전쟁에 나선다고 해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 핵무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은밀하게 지원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대화를 통해 '미-북 평화협정'을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위함이다. 중국이 그토록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도 주한미군 철수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미-북 평화협정 체결'과 '군사적 조치'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미-북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결국 과거 자유월남이 패망하는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조용하다. 어떤 행위를 하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국제사회가 이런 한국인들을 보고 더 놀라워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건강한 육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5대 영양소'가 필수적이듯 한국의 안보를 지탱하는 '5대 축'이 있다. 즉 국군과 주한미군, 한미동맹, 국가보안법과 '국민의 안보의식'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나라의 '안보의 5대축'이 커다란 위협에 직면하여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해이해진 국민의 안보불감증은 도를 넘어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북한이 내년에 ICBM까지 실전배치를 마치면 국지 도발을 수시로 해올 것이다. 서해5도와 동해안 북단(고성지역)의 군부대 철수를 요구하면서 무력점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능력이 없는 한국은 대책이 없다. 우선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주도면밀한 사전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이번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내년 3~4월 KR/FE연습을 이용해 준비를 마쳐야 한다. 그리고 미국과 전술핵무기 재배치와 한국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 한미연합사는 30년 이상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해왔다. 북핵위기가 고조되더라도 한미연합사 체제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억제될 것이다. '평화로울 때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이 그냥 구호에 그치는 말이 아니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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