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투데이포럼]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와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은 ‘넛지’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고, 넛지에 대해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정의했다. 넛지(nudge)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위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직접적인 지시나 명령을 피하고 사람들에게 간접적인 개입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큰 경제적 비용이나 금지라는 강요 없이도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쓰레기 불법 투기가 많은 공간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고 안내판을 세우는 것보다, 예쁘고 싱싱한 꽃들을 잘 가꾸어놓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방법이다.

대전 중구도 골목길이 어두워 범죄에 취약한 지역에는 골목길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고 가로등도 달아 범죄를 예방하며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리는 지역에는 화단을 만들어 쓰레기 불법투척을 방지하고 있다.

이렇게 발상의 전환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바로 넛지 효과다. 넛지효과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남성화장실에 존재하고 있다. 남성이라면 화장실 소변기 아래 붙어 있는 파리 한 마리를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소변기 배출구 부분에 까만 점처럼 파리 하나가 달라붙어 있는데 남성들이라면 소변 줄기로 정조준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일명 ‘소변기 파리(Urinal Fly)’라 불리는 이 스티커는 소변기 외부에 잔뇨가 튀지 않도록 고안된 아이디어 제품이다. 스티커는 소변기 주변에 소변이 튄 정도가 기존 대비 80% 이상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파리 스티커 제작에 드는 비용은 아주 적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이룬 변화는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청소를 하기 위한 인건 노동비, 변기 세제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효(孝)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식에게 효를 강권하거나 사회적인 법률로 강제할 수 없는 무형의 개념이 바로 효이다.

하지만 부모가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효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자식은 다시 부모에게 효를 실천하기 마련이다.

필자는 늘 효를 강조하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문화를 만들고 청소년들이 인성적으로 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구에서는 매년 많은 예산을 들여 효문화뿌리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축제에 오면 효에 대해 생각하고 아울러 조상의 뿌리에 대해 배우고 즐길수 있도록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효와 뿌리에 대해 자식들에게 강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우고 느낄수 있는 넛지효과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도 내달 22~24일 안영동 ‘효!월드’에서 ‘제9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문중 어르신들과 청소년들 그리고 대전시민을 모시고 성대하게 열린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부모님에 대한 효와 자신의 뿌리를 찾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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