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놀이- 민족의 세시풍속 체험

점점 머릿속에서 잊혀져 가지만 오는 15일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세시풍속 중 하나인 정월 대보름이다.

음력 1월 15일로 1년 중 최초의 보름인 탓에 옛부터 상원(으뜸되는 밤)이라 해 중시했고 전날은 작은 보름으로 불린다.

이 시기는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다가 농사철로 접어드는 때이며 마을공동의 신에 대한 대동의례, 대동회의, 대동놀이 등이 집중된다.

작은 보름에는 수숫대의 껍질과 속대를 여러가지 모양으로 잘라서 물감으로 채색한 뒤 벼, 보리, 밀, 옥수수, 콩, 목화 등의 이삭 모양을 만들어 짚단에 꽂아 긴 장대 끝에 묶어서 집 옆에 세우거나 마굿간 앞 거름더미에 꽂아 놓는다. 이것은 낟가리를 상징해 그해 오곡이 풍성하게 여물어 줄 것을 바라는 행사로 유래가 매우 오래됐으며 내농작이라는 궁중의식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대보름에는 집집마다 약밥을 만들어 먹었으며 저녁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달맞이를 했다.

◆쥐불놀이=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上子日)에 쥐를 쫓는 것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은 세시풍속의 한가지이다. 마을마다 청소년들이 자기네 마을에 있는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불을 놓아 잡초를 태운다.

이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 해서 이날은 각 마을이 서로 다퉈가며 불의 기세를 크게 하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다른 마을 사람들과 경쟁해 쥐불을 놓기도 하는데 한쪽 마을의 쥐불이 왕성하면 쥐들은 기세가 약한 쪽 마을로 옮겨 가게 돼 불의 기세가 큰 마을이 승리하는 것이다.

◆달맞이=보름달은 어둠을 몰아내는 밝음, 보다 밝은 세상을 약속하는 기원의 대상물이다.

새해 들어 가득찬 달을 보면서 공동체 의식을 새삼 일깨우고 복된 앞날을 다짐하는 놀이가 달맞이다.? 초저녁에 홰를 가지고 동산에 올라가서 보름달이 솟기를 기다린다. 솟아오르는 보름달을 먼저 보아야 길하다고 해 서로 앞다퉈 마을 동산으로 올라간다. 달이 뜨면 홰에 불을 붙이고 절을 하며 소망을 빈다.

지방에 따라서 이날의 달빛을 보고 그해 농사의 흉풍을 점치는데 달빛이 희면 비가 많이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고, 흐리면 흉년, 진하고 뚜렷하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달집태우기=마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정월 대보름이나 열엿샛날 이뤄지는 불놀이는 액막이 풍습이자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의 일종이다. 그 중 구례 문척에서 이뤄지는 어른들의 불놀이를 '달집태우기'라고 한다.

다른 마을에 달집태우기 행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척지역의 달집태우기는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최대 행사이자 오랜 역사를 지녔다.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장정들이 산에 올라 생나무를 한 짐씩 해 온다. 이 나무는 마을 앞 넓은 마당에 쌓여지고 한가운데 짚뭇으로 심을 박아 불이 잘 붙도록 한다. 나무 사이에는 생대나무를 섞어 폭죽의 효과를 내도록 한다.

이것이 '달집'인데, 이 달집은 달이 막 동산에 솟아오르는 순간에 불을 붙여 태워야 하나 달집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달집을 먼저 보고 맨 먼저 불을 지르면 총각들은 장가들고 득남을 한다고 믿었다.

◆기타 놀이 =놋다리밟기는 부녀자들이 행하던 놀이로 기와밟기, 동교, 인다리 등으로 불려진다. 수십명의 부녀자들이 한줄로 길게 늘어서서 허리를 굽히고 앞 사람의 허리를 두손으로 껴안아 긴 사람다리를 만든다.

다리를 만든 다음, 맨 뒷사람부터 한명씩 순서대로 건너게 하고 다 건넌 뒤에는 내려서 그 자리에 허리를 굽히고 다시 놋다리를 구성한다.

다리밟기는 '답교놀이'라고도 하며 새해를 맞이하며 앞으로 일년간에 있을 모든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데 그 뜻이 있다. 사람의 다리와 그 발음이 같은 다리를 밟음으로써 다릿병을 예방하고 그 밖의 잡병이나 재난 등을 없애 탈없이 한 해를 보내고자 하는 것이다.

봉죽놀이는 정월 열나흗날 어촌에서 풍어를 위해 행하던 놀이이다. 소리와 춤으로 엮어지는 집단적인 가무놀이인데 소리의 바탕은 봉죽타령으로 서해안의 몇 곳에서 행해진다.

사자놀이는 정초부터 보름날까지 밤마다 노는데 마지막 날을 보름에 맞추기 위해 큰 마을에선 일찍 시작하고 작은 마을에선 좀 늦게 시작한다고 한다. 큰 마을은 초삼일 밤부터 시작하는데 마을 젊은이들이 저녁밥을 먹고 도청마당에 모여 사자탈을 쓰고 퉁소 가락에 맞춰 한 번 놀고 나서 마을 한쪽에서부터 집집이 들러 사자를 놀아준다. 집안에 풍물을 올리고 사자를 놀리면 잡귀가 물러나고 액을 막아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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