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묻다]
아이 출산 후부터 머리뼈 발달 상태 유심히 살펴야
상처 부위 최소화한 '골 신연술' 비대칭 치료에 효과

▲ 두개골 조기유합증의 여러 형태 [국가건강정보포털 발췌=연합뉴스]
▲ 두개골 조기유합증의 여러 형태 [국가건강정보포털 발췌=연합뉴스]
▲ 비대칭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 비대칭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 주걱턱 환자의 양악수술 전후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 주걱턱 환자의 양악수술 전후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비대칭 얼굴'(두개 안면 비대칭)은 머리뼈나 얼굴뼈가 대칭이 아닌 상태를 통칭하는 말이다. 얼굴 비대칭이나 두상 비대칭 등으로도 일컬어진다.

원래 우리의 얼굴과 두상은 대칭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완전히 대칭인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약간의 비대칭이 있는데도 비대칭인 줄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반면 남들이 몰라볼 정도의 미세한 비대칭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얼굴에 2㎜ 이상의 비대칭을 가진 사람이 전체의 46%로 절반에 육박하지만, 비대칭인 줄 알고 있는 경우는 이 중 5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따라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출산 후부터 머리뼈의 발달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비대칭은 발달 시기에 따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세 이하의 영아기에는 주로 '위치성 사두증'이나 '두개골 조기 유합증'과 같은 두상 비대칭이 많다.

위치성 사두증은 엄마 자궁 속이나 태어난 후 머리뼈의 한쪽 부분이 눌리거나 이미 찌그러져 있을 때 생긴다. 두개 봉합선 등에 선천적 문제가 없으므로 아기가 잘 때 머리가 한쪽으로만 눌리지 않게 하는 등의 관리치료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사경(목 부위가 뒤틀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이나 측만증(척추가 굽은 상태) 등의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엄마의 관리만으로 한계가 있다.

특히 뒤통수의 한쪽이 눌렸을 때 아기가 머리를 가누게 되면 편평한 쪽으로 계속 돌아눕게 돼 비대칭 증상이 점점 악화하는 사례가 흔한 편이다. 이런 경우 최근에는 '헬멧 치료' 등으로 교정하면 효과가 있다. 다만, 이 치료는 가능하다면 생후 18개월 이전에 시행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흔히 머리뼈 중앙에 '숨골'이라고 불리는 두개 봉합선이 너무 빨리 붙어 두개골이 한쪽으로 더는 크지 않는 질환이다. 뇌는 보통 1∼3세에 급속히 자라는데, 두개골이 한쪽으로 자라지 않을 경우 뇌압이 올라가거나 뇌의 성장에 지장을 준다. 이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상처 부위를 최소화한 '골 신연술'(뼈를 하루에 1㎜씩 늘여주는 시술)이 매우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기존에는 두개골을 여러 조각으로 자른 다음 다시 이어붙여 고정하는 수술 방식을 썼다. 하지만 골 신연술은 두개골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자른 후 '신연기'라는 기구를 장착해 뇌가 성장할 수 있게끔 두개골을 늘려 주는 방식이다.

기존 수술 방식보다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출혈량이나 수술 관련 위험성도 매우 낮은 게 장점이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연령대에 주로 볼 수 있는 비대칭으로는 '반안면 왜소증'이 대표적이다. 얼굴의 한쪽이 정상 측에 비해 저성장하는 질환이다.

턱의 한쪽이 선천적으로 잘 발달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쪽보다 작은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상악골(윗턱)도 잘 발달하지 않으며, 소이증(귀가 정상보다 훨씬 작고 모양이 변형된 상태)이나 편측의 안면 왜소증을 흔히 동반한다.

이런 비대칭 양상은 양 눈을 잇는 선과 양 입술 끝을 잇는 선이 평행을 이루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때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골 신연술을 적용하면 만족스럽게 치료할 수 있다. 다만, 성장양상에 따라서는 사춘기 이후에도 1차례 정도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의 10년간 수술실적을 보면 골 신연술을 적용한 결과, 뇌 기저부의 각도가 획기적으로 호전돼 향후 아이가 성장했을 때 얼굴 비대칭이 최소화되는 효과가 입증됐다.

사춘기 이후에 발생하는 안면 비대칭은 주로 씹는 습관이나 턱관절 관련, 턱의 이상발달 등이 원인이다. 주걱턱이나 무턱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턱의 비대칭이 함께 발생하곤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양악수술'로 불리는 턱교정 수술로 교정이 가능하다. 부정교합 치료와 함께 얼굴의 모습도 함께 교정함으로써 미용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위턱과 아래턱의 비대칭을 동시에 교정하는 방식인 만큼 가장 최종적인 수술에 해당한다. 다양한 얼굴 비대칭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술법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선(先)수술 후(後)교정' 방식으로 양악수술이 이뤄진다.

수술 전 교정과정 없이 수술로 치아의 교합을 맞춘 뒤 치아 교정을 거치는 것이다. 기존 치료 기간보다 월등히 짧은 평균 1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치아를 뽑지 않고 교정하는 '비발치 선수술 후교정 양악수술'은 소요시간이 평균 13개월 정도다.

두개안면 비대칭은 이외에도 얼굴의 한쪽이 시간이 지나면서 위축되는 롬버그병(Romberg’s disease)이나 국소적인 지방위축증(Local lipodystrophy)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롬버그병의 경우 10대에 시작되며, 여자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에는 피부에서 시작해서 점차로 연부조직의 위축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골, 골조직까지 위축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럴 때 과거에는 유리피판술 등의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미세 지방이식술 등으로 어느 정도 교정이 가능해졌다. 심할 경우에는 환자 본인의 지방 줄기세포를 배양해 미세 지방이식술과 함께 시행하는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얼굴 비대칭이 뼈 조직만 해결한다고 해서 모두 교정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비대칭의 발생 원인과 시기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 및 수술법을 적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최종우 교수는 1996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울산대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2011년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에서 연수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두개안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미용성형수술 분야에서 얼굴비대칭, 주걱턱, 무턱 등을 교정하는 양악수술, 코 성형 등을 전공하고 있다. 재건성형분야에서는 각종 선천성 두개안면 기형, 얼굴뼈 골절을 포함한 재건 안면 성형수술과 두경부 피부 및 구강내 암, 변형에 대한 재건수술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를 위한 양악수술 임상 연구 및 안면이식수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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