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사 명단누락·표기법 무시
“자칫 국제적 망신 … 바로잡아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이 170여 일 앞으로 바싹 다가온 가운데 세계인이 가장 먼저 찾는 영문 등 외국어 홈페이지가 엉터리로 관리되고 있어 평창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여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홍보대사 명단 누락은 물론,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무시한 오류 등이 곳곳에서 발견돼 홈페이지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7년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공공기관의 영문 홈페이지 오류를 수정해 온 오용웅(75) 부산시 명예통역관이 본보에 제보한 평창올림픽 홈페이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함량미달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 통역관에 따르면 15일 현재 한국어 홈페이지에는 홍보대사 39명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영문 홈페이지는 32명, 프랑스어와 중국어 홈페이지는 각각 34명의 홍보대사가 소개돼 있다. 이에 따라 언어별로 홍보대사가 제각각인 상황이다.

영문 홈페이지에는 박지성, 이보미, 하인스워드, 김병만, 걸스데이, 인순이, 김동석 등 총 7명이 누락됐다. 프랑스와 중국어 홈페이지에는 문재인 대통령, 박지성, 인순이, 걸스데이, 김동석 등 5명이 명단에서 빠진 상태다.

특히 이 같은 명단 누락보다 엉터리 영문 표기를 개선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외국어 홈페이지의 영문표기가 잘못됨에 따라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국제 행사를 위한 ‘손님맞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통역관은 또 “인명 표기 오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인명과 성은 이름의 순서로 띄어 쓴다’는 로마자 표기법 규정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영문 홈피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President Jae-in Moon(재인문)’으로 잘못 표기해 문재인(Moon Jae-in)으로 바로 잡아야 하고, 홍보대사인 이현주 아나운서의 경우에도 형주리(Hyeong-ju Lee)로 잘못 표기돼 있는 상태다.

또한 연아김(Yuna Kim)은 김연아(Kim Yuna)로, 신수추(Shin-soo Choo)는 Choo Shin-soo(추신수)로, 수미조(Sumi Jo)는 조수미(Jo Sumi)로 바로잡는 등 32명 홍보대사 인명표기를 수정하는 일이 시급하다.

홍보대사뿐만 아니라 평창올림픽을 이끄는 조직위원회 명단에도 같은 오류가 발견된다.

조직위원장 희범리(Hee-beom Lee), 사무총장 형구여(Hyung-koo Yeo)와 국제부위원장 재열김(Jae-youl Kim)의 영문 표기도 바로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프랑스어 홈페이지는 로마자 표기법을 따라 인명을 표기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오 통역관은 “영문 홈페이지와 프랑스어 홈페이지의 영문 표기가 다른 상황이어서 외국어 홈페이지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영문 홈페이지에서도 영문 표기 오류가 발견됐다. 문화재명칭 영문표기 규칙에 따라 청와대 투어를 안내하는 페이지의 지도와 본문 내용에서 Gyeongbokgung(X)과 Gwanghwamun(X)을 각각 Gyeongbokgung Palace(경복궁)와 Gwanghwamun Gate(광화문)로 수정해야 한다.

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