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도 마지막 경기서 졌다”
미국 육상 뜨고 자메이카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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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13일(현지시간)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열린 '육상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의 은퇴식에서 볼트가 트랙을 돌다 팬들을 위해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펼쳐 보이고 있다.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출발선으로 걸어가더니, 무릎을 꿇었다. 그가 가장 긴장했던 장소다. '육상 단거리 신화'가 시작한 장소이기도 하다. 볼트는 '출발선'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4일(한국시간)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볼트를 위한 은퇴식'을 열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 올림픽 금메달 8개를 차지한 '단거리 황제'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100m 3위에 그쳤고, 4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섰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IAAF는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기회가 없었던 볼트를 트랙 위로 다시 불러냈다.

볼트도 행사 당일에야 IAAF가 은퇴식을 준비했다는 걸 알았다. 볼트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배스천 코 IAAF 회장과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올림픽 스타디움 조각'을 떼어 액자에 담았다.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볼트가 뛴 레인인 '7'을 새겨 선물했다.

팬들에게도 마지막으로 볼트를 만날 시간이 주어졌다. 볼트는 역대 최고 단거리 스타이자, 트랙 위 최고의 '엔터테이너'였다. 볼트는 트랙 위를 돌다가 관중석 근처로 달려가 팬들에게 사진 찍을 기회를 주고, 자신의 100m와 200m 세계기록(100m 9초58, 200m 19초19)을 새긴 전광판 앞에서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은퇴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볼트는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졌다"고 현역 마지막 대회의 노 골드의 아쉬움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았다.

볼트는 '은퇴 번복'이 화두에 오르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은퇴 후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지금은 파티를 즐기고 맘껏 술을 마시고 싶다"고 웃은 뒤 "하지만 확실한 건 '볼트는 더는 순위를 가르는 대회에서 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엔터테이너이자, 단거리 황제였던 볼트는 유쾌하면서도, 단호하게 모두와 작별 인사를 했다.

한편 미국은 육상 최강국의 지위를 되찾았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우승했다. 금메달 기준으로 집계한 순위, 메달 총수(30개)로 정한 순위 모두 미국이 1위였다. 케냐가 금 5, 은 2, 동 4개, 총 메달 11개로 2위에 올랐다. 자메이카는 남자 110m허들에서 오마르 매클라우드(23)가 우승했을 뿐, 다른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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