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괌 포위 사격’·트럼프 ‘화염과 분노’ 발언
與 “북, 대화거부땐 미래 암울” 野 “정부 뚜렷한 입장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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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 전략군은 9일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앤더슨공군 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월 15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IRBM) '화성-12'의 시험발사 참관 장면.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괌 포위사격'과 '화염과 분노'등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강대강으로 부딪히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한반도 전역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북한은 9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화성-12형 미사일'로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 연발적으로 괌 기지 인근을 포위사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남조선 상공에 미제의 핵전략 폭격기들이 틀고 앉아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 공갈하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라며 이같이 위협했다.

괌도 포위사격 방안은 충분히 검토되고 작성됐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만이 남아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국내 군사전문가들은 괌 인근으로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것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뜻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선 화성-12형의 미사일 성능 검증과 정치적 이유를 들어 발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휴가 중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 마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보좌관도 지난 5일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하며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미국이 거침없는 말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전쟁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도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북한이 불바다를 운운하며 국제 정세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내민 대화의 손길을 거부하면 북한의 미래가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은 정부가 먼저 뚜렷한 입장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더는 대화를 구걸해선 안 된다"며 "단호하고 일관된 안보관으로 말과 행동을 같이해야 한다. 미군 전술핵 재배치도 심도 있게 검토할 때"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도 "국가의 외교·안보 정책을 대통령 혼자 좌지우지하는 데다 사드 문제에 오락가락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 내용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우리 정부의 뚜렷한 전략이나 대응 방향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신임 군 수뇌부들로부터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은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군사 대응 태세를 빠른 시일 내에 조금 보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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