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북부시장 정상운영 2곳 불과
임대료없는 소자본 기회 되레 毒
애착심·주인의식·책임감 등 결여
휴·폐업 결정 … 시장 이미지 해쳐

▲ 북부시장 청년창업특화구역의 빈 점포.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북부시장의 청년창업특화구역이 오히려 시장 경관을 해치는 흉물 신세로 전락했다.

청년상인들의 잦은 휴·폐업으로 매장이 창고처럼 변하자 청년상인 유치를 통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북부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은 지난해 1차 특화구역에 5개, 2차 특화구역에 6개 매장을 각각 조성하고 청년상인을 모집했다. 최종 선정된 청년상인은 매월 상인회비 2만원과 각 매장의 수도·전기 등 공과금만 납부하는 조건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매장에 대한 별도 임대료가 없어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임대료가 없는 소자본 창업기회가 오히려 빠른 휴·폐업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고객이 많은 시간대만 점포를 열고 영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매출이 저조하면 고민 없이 폐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청년상인들이 시장에 대한 애착심과 매장에 대한 주인의식, 장사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일정한 시간에 점포를 여닫으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고, 임대료 걱정에서라도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기존 상인들과는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일부 청년상인의 책임감 없는 휴·폐업은 북부시장 전체의 이미지를 해치고, 특히 청년상인특화구역에서 열심히 장사하는 다른 청년상인들의 영업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특화구역 개장때 입점해 영업을 지속해 온 A 씨는 “구제역, 조류독감, 계란파동 등 악조건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장사하는데, 너무 쉽게 영업을 중단하는 일부 청년상인들로 인해 특화구역 이미지가 나빠져 그나마 찾던 고객들의 발길도 줄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책임감 없는 일부 청년상인들의 잦은 휴·폐업은 청년상인과 기존 시장 상인들의 화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호성 북부시장상인회장은 “각종 지원 덕에 쉽게 창업한 청년상인들이 장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상인회 차원에서 전통시장의 특성답게 규칙적인 영업을 부탁해도 묵묵부답이고, 그나마 납부해야 하는 상인회비도 납부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불만을 내비쳤다.

9일 현재 북부시장 청년창업특화구역 1구역과 2구역에서 정상 운영하는 매장은 2개소뿐이다. 나머지 매장은 개인 휴무(1개소)와 신규 개장 준비(1개소) 등을 이유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한편, 청년창업특화구역을 담당하는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은 오는 10월을 끝으로 사업이 종료되며, 사업종료 후 특화구역의 관리는 상인회에 인계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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