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헌 충북지방조달청장
[투데이포럼]

흔히 주위에서 건강한 사람을 보면 혈색이 좋다고 말한다. 피가 막힌 곳이 없이 온몸에 골고루 순환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땀 흘린 사람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반면에 몸이 아픈 사람을 보면 혈색이 안 좋아 보인다. 특히 전날 과음하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잔 사람은 피부도 거칠고 얼굴에 윤기도 없어 보인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이 제일 중요하다. 국가살림도 마찬가지로 돈의 순환이 잘 되어야 건강한 경제가 될 수 있다.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공급 되어야 계속적인 소비와 투자를 통해 경제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2016년 51조 원의 조달사업을 집행해 경제 활력을 위한 '재정집행의 동맥'역할을 했다. 이 중 중소기업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을 소개 하고자 한다. 첫째로 지난 2006년 도입한 '네트워크론 제도'다. 조달기업은 우리청의 계약서만으로 은행에서 계약금액의 80%까지 당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담보능력이 없어 생산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이러한 제도에 힘입어 그동안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많은 기여를 했다. 지난 6월말 현재 8만 1000여 건에 3조 3000억 원이 네트워크론을 통해 대출이 이루어졌다.

충북 청주에 소재한 중소기업은 지난 3월 1억 원의 부가세 재원 마련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마침 네트워크론을 통해 8000만원을 조달해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가산세를 물어야 할 상황이었는데 마침 네트워크론을 적기에 활용할 수 있었다고 조달청에 고마음을 표시했다.

두 번째로 '대지급 제도'이다.

이는 조달청이 조달물품대금을 납품업체에게 대신 지급하고 수요기관으로부터 그 대금을 회수하는 제도다. 수요기관으로부터 대금을 받으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대신해서 지급하는 것이다. 업체가 대금을 청구하면 5일 이내 지급이 원칙이지만, 조달청은 대금청구 후 4시간 이내에 지급하고 있다. 사업하는 분들에게는 하루가 길게 느껴지고 적은 돈이라도 기업에게는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2016년도에는 영화관의 '조조 할인제도'를 벤치마킹 하여 '조달수수료 조기집행 차등 요율제'를 시행 하는 등 경제 활력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진통 끝에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했다. 조달청은 상반기 조기집행에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 경제의 활력을 부여하고, 그 효과를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재정집행의 동맥역할을 경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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