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보험상품 해지율 급증
月평균 2조5천억 환급금 발생
물가인상·고정지출 상승한 탓
“재해대비 기본보험 보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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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 최근 직장인 강지환(32·대전 서구) 씨는 7개월 만기를 앞둔 보험을 해약했다. 홑벌이를 하는 강 씨는 둘째가 태어나면서 가계살림에 부담이 되는 지출항목 '보험'을 꺤 것이다. 그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계획보다 당장 현재의 가계부 관리에 조급함을 느껴 내린 결정"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 가정주부 강수영(31·대전 대덕구) 씨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달 그는 갱신한 적립식 보험상품을 해지했다. 끝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대한 부담으로 고정적으로 인출되는 대출원금, 전기료, 관리금, 통신비 등을 제외한 저축성 보험상품부터 끊은 것이다.

팍팍한 살림살이로 인한 서민들의 보험상품 해지율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가계소득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물가 인상 및 고정지출 항목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어 손해를 감수하며 해약 절차를 밟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보유계약 금액은 2015년 대비 0.2%가량 늘어난 4760만 7000원을 기록, 2011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유계약 금액은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시, 생명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한다. 실제 최근 5년간 국민 1인당 보유계약 금액은 회복국면에 접어들며 증가세를 이뤄왔다.

2012년 8.4%, 2013년 7.1%, 2014년 3.3% 2015년 5.8%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부터 정체기를 맞고 있다. 업계 측은 감당이 어려운 가계지출에 따른 만만한 보험부터 줄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로써 고객의 보험 해약으로 인해 지급한 생명보험사의 해지 환급금은 22조 9904억원을 기록, 월평균 2조 5000억원의 해지 환급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보험가입금액 또한 1년새 7.6% 감소했다. 다소 납입부담이 적은 5000만원 미만이 전체 신계약 건수의 80.1%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1000만원 미만(36.6%) △10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22.8%) △3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10.9%) △2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9.8%) △1억원 이상(0.7%)등 순이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대비책으로 여겨왔던 보장성·적립식 보험상품의 해지율이 늘고 있다는 점은 갈수록 서민들의 생활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통상적으로 가계가 어려워지면 보험→펀드납입 중단→적금 해약 순으로 금융 자산을 정리하는 추세지만, 갑작스런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기본적인 보험만큼은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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