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동 식당가서 A조직 10명, B 조직원 차 막고 무차별 폭행
이권다툼 속 시민들 불안감 커져… 전주 피신 20명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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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3시 30분께 대전 서구 월평동 식당가 한 골목에 그랜저 등 차량 3대가 제네시스로 추정되는 승용차 1대를 앞뒤로 가로막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세력 확장과 이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라며 사건 현장 주변을 탐문하는 한편 조폭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대전에서 활동하는 일명 조폭(폭력조직)이 도심서 충돌했다.

늦은 시간대 식당가 골목에서 반대파 조직원을 집단 폭행하고 달아나는 등 잇단 세력과 이권 다툼 속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새벽 3시30분경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식당 앞 도로에서 차량 3대가 고급 승용차 1대를 앞뒤로 가로막았다.

이후 차량에서 내린 건장한 청년 10여명이 둔기로 승용차 유리창과 본체를 마구 부수기 시작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날 사건은 A파 조직원들이 갈등을 빚는 B파 조직원 C(25) 씨가 운전하던 차량에 의도적으로 접근해 가로막고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을 부수고 위협을 가한 이들은 차 문을 열고 C 씨를 차량 밖으로 끌어내린 뒤 둔기로 마구 때렸다. 사건 당시 C 씨 차량엔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여성 3명도 함께 타고 있었다.

이 여성들은 A파 조직원들이 둔기를 휘두르는 사이 차에서 내려 피신했다. 문제는 이날 집단폭행이 발생한 장소는 유동 인구가 많은 유흥가 주변이란 점이다. 때문에 이날 범행을 주변을 지나던 많은 시민이 목격했다. A파 조직원들은 3분여 동안 C 씨를 마구 폭행한 뒤 타고 온 차량을 끌고 다시 사라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오전 8시경 전북 전주의 한 모텔에 은신해있던 A파 조직원 D(25) 씨 등 20명을 긴급 체포했다.

D 씨 등 10여명은 4일 오전 서구 식당가 골목에서 B파 조직원 C 씨를 때리고 달아난 혐의(특수폭행)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검거한 20명 중 폭행에 가담한 10명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또 다른 조직원들은 이들이 전주로 달아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범인 도피·은닉)를 받는다.

폭행 사건에 연루된 A파와 B파는 수년 전부터 세력 다툼 및 위력과시를 위해 조직원 간 집단폭행을 일삼고 있다. 이날 사건을 계기로 A파에 대한 B파의 보복 폭행 등 집단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5월 폭력조직원과 추종세력 70여명이 기소돼 한꺼번에 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2013년 7월 상대 조직원에 대해 집단 보복 폭행을 하려 하거나 기강을 잡기 위해 후배 조직원을 때리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유성구 봉명동 유흥가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앞에서 조폭이거나 추종세력으로 보이는 남성 6∼7명이 도열한 상태에서 한 남성이 기강을 잡으려는 듯 이들의 정강이를 차고 욕을 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세력 확장과 이권을 놓고 다투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폭들의 충돌로 시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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