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8〉① 엄마의 그늘
당뇨·신부전·수천만원 빚
투석 일주일에 세번 진행
정부지원금으로 생활 한계
마땅한 일 찾기도 어려워

▲ 아버지 성문 씨가 두 아이를 세수시켜주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그늘이 돼 주지 못할까 봐 아버지는 그게 늘 미안하다.

김성문(54·가명) 씨는 아들 준성(7)이와 딸 준희(5)와 함께 대전에서 살고 있다.

필리핀에서 만난 아내와는 6개월 전 헤어져 아이들이 믿고 의지할 이는 오로지 자신뿐이다. 한겨울 아파트 주차장에서 내복바람으로 아버지를 기다리며 추위에 떨었던 아이들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두 아이들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줘야 하지만 그의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는다. 성문 씨는 당뇨가 있는 신부전 환자다. 온몸이 부어 투석단계까지 온 상태로 자신의 몸도 제대로 돌보지 못해 건강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투석을 세번 하는데 그러고나면 힘이 다빠져 손하나 까딱하기도 힘이 든다”고 말했다.

성문 씨는 정부지원금으로 버티고 있다. 십수년전 잘 살아보고자 사업도 벌여봤으나 그에게 남은 것은 카드빚 수천만원이다. 아직도 다 갚지 못해 김 씨는 신용불량자 신분이다.

현재 그의 건강상태로는 마땅한 일을 찾거나 하기도 어렵다.

생활비와 치료비가 부족해 아이들이 자는 밤에 대리운전도 해봤었지만 건강이 더 안좋아지면서 요새는 거의 못하고 있다.

성문 씨는 시간이 소중하면서도 무섭다. 그는 10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손에 자랐다. 따뜻한 밥을 챙겨주는 이도 없었고 친구들과 학교를 같이 마치지도 못했다. 결핍과 외로움이 누구보다 힘들다는 것을 아는 자신이기에 아이들에게는 그러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아픈 자신.

그래서 성문 씨는 더 이를 악물고 버텨보고자 한다.

그는 “다른 아이들이라면 지금 나이쯤 어리광을 부리느라 한창일텐데 우리 아이들은 내 사정을 아는지 사달라고 부탁하거나 투정부리는 일이 하나도 없다”며 “아빠를 잘못 만나서 아이들이 불행하다. 아직 아이들이 일곱살, 다섯살인데 내 몸이 이래서 끝까지 지켜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11일자 1면에 2편 계속>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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