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흑자냈지만 예금운용 쉽지 않아 상품출시 ‘0’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들이 흑자경영으로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금융소비자들을 겨냥한 특판상품 출시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예대마진율,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영업관행 등으로 ‘수익구조’ 몸집을 키웠지만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은행들이 역대 최고수준의 흑자경영을 펼쳤지만 특판상품 출시는 제로(0건)다. 특판 상품의 경우 여신이 급격하게 늘어날 때 수신과의 균형을 맞춰 예대율 수준을 조정하기 위해 판매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의 흑자기조를 기록하고 있는 시중은행들마다 여신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어 특판상품 출시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1조 8891억원이라는 순이익을 거둬 2001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도 각각 1조 8602억원, 1조 9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보였던 농협금융지주도 1년 새 5127억원 순이익을 달성해 적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기업고객·영세 자영업자 등 특정 대상들을 위한 금리인하를 제안했을 뿐 예·적금 상품관련 특판상품을 출시하지 않거나 중단한 상태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동안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단 한건의 특판상품(예·적금)도 출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은행들마다 소호대출과 집단대출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가계·기업대출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금운용이 쉽지 않은 상태에 이르자 특판상품 출시를 제한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의 흑자경영 기조는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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