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중심 단체 머무르며
가치평가 제대로 못받아
대전 문학위상제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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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속보>= 현존하는 국내 최장수 문학단체인 호서문학회(湖西文學會)의 가치 재조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호서문학회는 정훈 시인을 비롯해 한성기, 박용래 등의 작가가 모여 만든 단체로 국내 활동 중인 문학단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학회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만든 호서문학도 한국 최장수 종합문학잡지로서 올해 하반기 60집 발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호서문학회는 이같이 문학회 자체가 가진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학계의 중론이다.

국내 최장수 기록을 갖고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대전과 충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 단체이다보니 알려지고 평가받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역 내부적으로 이를 알리고 조명하는 문인과 단체들의 응집력이 약했던 것도 호서문학회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한 이유다.

김현정 세명대 교수는 “지금까지 호서문학회처럼 지속된 문학단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문학사적으로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서울 그리고 유명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문학사가 기술되면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된 측면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서문학회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는 현 시점이 적기로 꼽힌다. 최근 그동안 알려져있던 호서문학회의 역사를 뒤집는 자료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1949년 발간된 호서학보에 1951년 창립총회를 한 호서문학회의 광고가 실려있던 것이다. 이로 미뤄보아 호서문학회 역사가 최소한 2년 앞당겨지는 셈이어서 한국문학사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져온다.

박헌오 전 대전문학관장은 “이번 발견의 소중함은 전공자들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나 기본적으로 1951년 창립총회가 있기 이전에 정훈선생을 중심으로 호서문학회가 존재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대전의 역사를 바르게 정립하기 위해 정성을 모으기를 소망하고, 호서문학 창간정신인 화합과 계몽의 문학 활동이 대전의 문화발전을 이끌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서문학회 가치 재조명은 단순히 문학회 차원을 넘어 대전지역 문학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성이 높게 평가된다.

권득용 대전문인협회장은 “호서문학회는 지역 문단의 큰 맥으로서 우리 대전지역이 가장 오래된 문학단체를 갖고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진다”며 “당연히 호서문학회 역사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뿐더러 가치도 재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호서문학회를 비롯해 대전지역 근현대문학사 연구를 잘 진행한다면 문학 위상을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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