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10일 어진동 아파트 11채 한꺼번에 매매
거래건수 급증으로 매매가도 상승… 부동산 과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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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서울 강남 '큰손'들이 몰려와 세종시 아파트를 싹쓸이하면서 매매가가 갑자기 수천만원씩 올랐습니다."

세종시 도담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2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6월 2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에서 손님들이 몰려와 도램마을 1단지에서만 8채를 사 갔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어진동 도램마을 1단지 전용면적 84㎡ 아파트 11채가 한꺼번에 매매됐다.

해당 평형 아파트의 거래 건수는 지난 4월 4건, 5월 3건에 불과했지만 불과 열흘 만에 거래 건수가 급증했고, 매매가도 훌쩍 뛰었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간 3억6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던 이 아파트는 이 기간 3억9900만원까지 거래됐고, 이달 초에는 가격이 더 오르면서 4억3300만원(16층)에 팔렸다.

박 씨는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전 대통령 탄핵 전에 한번 움직였고, 대통령 선거 바로 전에 올랐으며, 선거가 끝나고 또 한번 움직였다"며 "세종청사 주변이나 금강 조망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변동 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이달 초 금강 이남 지역인 소담동 새샘마을 3단지 전용면적 98㎡ 아파트(17층)가 7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6월 분양가가 3억2000만원이었으니 프리미엄(3억9000만원)이 매매가보다 높은 셈이다.

소담동 새샘마을 9단지 전용면적 167㎡(펜트하우스) 아파트의 경우, 이달 초에 세종시에서 가장 비싼 13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중심상권인 새롬동, 세종시청과 터미널 인근 소담동 등은 소형 평형 아파트도 프리미엄이 1억5000만~2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요동치는 것으로 보인다.

소담동 새샘마을 3단지 전용면적 98㎡ 아파트와 84㎡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9월만 해도 각각 4억원(25층), 3억5천만원(23층)에 거래됐지만,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지난해 12월 4000만원씩 올랐다. 당초에는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으로 세종시가 청약조정 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초에는 매달 1건씩 팔리는 등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지만,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지난 5월 한 달 동안만 전용면적 98㎡ 아파트가 6채 팔렸다. 거래 가격도 5억4800만원(10층)까지 올랐다. 지난달에는 7억1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현재 세종시 아파트 가격을 두고 소위 '상투를 잡은' 것인지, 아니면 더 오를 지를 두고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국회 분원 이전 등 호재가 남아 있어 상승 요인이 많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근본적으로 행정수도 개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무원 이주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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