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캠페인 - 사람이 함께 웃는 세상]
1993년 기독교 정신 입각해 설립, 취약계층·사회적 약자 적극 보호, 마을복지대학·축제·신문 등 추진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 재임, 복지관 최소 인원기준 제도 마련, 재위탁기관·평가제도 개선 이끌어

▲ 대전 월평 지역주민 화합 축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월평종합사회복지관 제공
평화로 물든 대전 서구 월평동엔 지역민을 살뜰히 챙기는 종합사회복지관이 있다. 영구임대주택 1400세대를 돌보면서 매일을 보람차게 운영되는 ‘월평종합사회복지관’이 그곳이다. 복지관을 이끌고 있는 최주환 관장은 “지역민과 지역사회를 밝게 만드는 게 우리의 역할이자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내 사회복지관을 대표하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이기도 한 최 관장을 만나 월평종합사회복지관 운영 사안 등을 들어봤다.

-월평종합사회복지관이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1993년 대전 엑스포가 열리던 해에 대전 서구 월평동에 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기관운영을 모토로 삼았다. 기독교 정신은 ‘사랑과 존중’이 핵심가치다.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과 직원들은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민을 존중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주요 가치도 사랑과 존중에 바탕을 두고 있다. 누구나 사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존중을 표하고 있다. 평소 업무에서도 핵심가치가 빛을 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 복지관을 운영하는 중점 사안이 있다면.

“20여년 간 사업이 누적되면서 나태함을 경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는 △처음 사랑의 회복 △역동적인 사업수행 △내가 먼저의 일상화를 사업 수행 중 근본정신으로 수립했다. 올해의 반이 지나간 현재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사랑을 회복하자는 것은 처음 입사할 때의 설렘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또 관행적인 사업 수행 자세를 버리되 힘차게 자신의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의미에서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의존적 자세를 버리고 매사에 자신이 앞장서 솔선이 일상화하자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한편으로 보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모든 것을 바탕에 두고 사업을 수행하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훌륭한 복지관이 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로 개관 24주년을 맞았다.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역사회와 지역민이 사업의 최우선 순위다. 복지관은 지역사회·지역민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복지관은 영구임대아파트단지가 둘러싼 곳에 위치해 있다. 1400세대가 거주하는 이곳에선 약 절반 가량이 정부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머지 700세대도 이웃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복지관은 최우선으로 이분들이 외롭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의 삶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의 정기적 가정 방문과 자원봉사자들을 통한 전화방문,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하는 일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 중요 일과다. 만남은 위로로 이어지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기초생활에 필요한 목욕과 이·미용, 세탁지원, 의료연결, 정서지원 활동도 매일 이뤄지고 있는 과업이다. 복지관이 하는 일 가운데 지역사회 살리기도 주효하다.

지역민들의 의식을 일깨우고 화목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참여 사업을 전개하는 중이다. 마을 문화대학을 비롯한 교육사업과 한 번도 제대로 된 나들이를 가보지 못한 이웃을 위한 나들이 지원, 여가활동과 건강지원활동을 전개하는 일도 중요한 사업에 속한다.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문제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해법도 찾게 하는 자립형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단절된 아파트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사업이나 세대 간 갈등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마을복지대학이나 마을 축제, 마을신문, 아름다운 아파트 만들기 운동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각종 마을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이야말로 갈등은 줄이고 나눔을 늘리는 복지구현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복지관을 대표하는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으로 재임 중이라고 알고 있다.

“전국 460여곳의 사회복지관들이 회원기관이다. 사무처는 서울에 있지만 사회복지관 전국대회를 여러 차례 대전에서 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일임하고 있다. 올해 대회 역시 지난 5월 충무체육관에서 열고 YB윤도현 밴드를 초청해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복지관협회가 신명나야 각 지역에서 알찬 기획으로 여러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모토가 작용한 덕분이다. 복지관협회는 회원기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각종 정책제안과 회원기관 사업지원, 회원 기관 역량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복지관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여러 성과도 거뒀겠다.

“복지관의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게 급선무였다. 또 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적정 인원 확보도 필요했다. 전국 회원 기관들의 열띤 성원에 힘입어 어려웠지만 관철됐다. 부분입법에 그쳤지만 최소 인원기준이 마련됐고 규범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복지관 재위탁기간과 평가제도 개선도 마련했다.

정부는 3년 마다 위탁심사를 하는 데 5년으로 연장했다. 심사를 앞둔 복지관은 제 역할보다 심사대비에 치중하기 때문에 기간 연장이 필수불가결했다. 평가제도는 협의 중이지만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표를 1년 전에 공개하도록 했다. 또 자체역량강화를 위해 교육시스템 개선과 맞춤형 교육을 신설한 것도 기쁜 일이다.

전국 사회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의 필요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해 직급이나 상황에 적합한 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간에 복지관들이 해 온 일과 과제를 정리하고 집대성 해 ‘연구용 백서’를 발간한 일, 사회복지관의 날을 만들고 3회에 걸친 전국대회를 성대하게 연 것도 자랑스럽다.”

-최근 들어선 새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을 복지관협회장으로서 본다면.

“최근 발표된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아쉬움이 묻어난다. 누적된 적폐 청산과 국민주권국가의 장래 설계를 위한 의제 설정이기 때문에 사회복지 관련 사안이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포용적 복지’라는 다소 생경한 용어 선택부터 구체성이 결여됐거나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점은 안타깝다. 다만 세부 실천계획이나 과제에 관한 내용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좋은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관을 꾸려가면서 최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


“오늘과 현재다. ‘미래가 궁금하면 현재를 주목하라’는 말이 시사하듯 오늘에 충실하지 못하면 내일도 오늘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성찰이기도 하고 준비이면서 설렘이고 절정이다. 오늘을 주신 신에게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최주환 월평종합사회복지관장(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은 대전신학대 신학과와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 목회학과, 전주대 법학과 및 동 대학원, 배재대 상담심리치료학과, 한남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를 했다. 현재 월평종합사회복지관장,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 이사, 대전시사회보장위원회 위원,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한국복지시설단체협의회 상임대표를 지내고 있다. 저서는 사회복지실천과 에니어그램, 지역사회복지 실천사례, 사회복지사가 꼭 알아야 할 35가지(이상 양서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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