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투데이포럼]

얼마 전 지인과 휴대전화로 통화 중에 있었던 일이다. 통화를 하던 중 통화 상대가 또 다른 지인에게 온 모임 날짜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분주히 책상과 서류들을 들추며 아무리 찾아도 나타나지 않던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지인이 “무엇을 그리 찾느냐”고 묻는 말에 “휴대전화를 찾고 있다”라고 하니 곧바로 박장대소가 터진다. ‘등잔 밑이 어둡다’, ‘업은 아이 3년 찾는다’고 했던가. 지금 귀에 대고 있는 휴대전화의 존재를 잊은 채 계속해서 휴대전화를 찾고 있었으니 이 얼마나 부끄럽고, 우스운 상황인가.

전화를 끊고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상황에 빠져 집중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늘 곁에 있었기에 휴대전화의 존재가 그렇게 쉽게 망각됐다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다.

항상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은 늘 나와 함께하고 있고, 익숙하기 때문인지 소홀함이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그럼 이런 예는 어떨까. 제대로 빗댄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맡고 있는 자리가 그런 만큼 또 대덕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금강과 대청호, 그곳에 이어진 자전거 길과 해피로드. 금강 주변 야외수영장과 수상레포츠 공간, 캠핑장, 그리고 하늘을 품은 것 같은 푸르고 드넓은 잔디공원. 바로 대덕구에 있는 빼어난 휴가·레저 명소들이다.

어떤 이에게는 ‘백일장’이 열렸던 장소로 기억되고, 어떤 이에게는 늘 봄이나 가을이면 찾았던 소풍장소이기도 한 대청댐과 잔디공원.

그저 늘 익숙하게 찾았던 탓일까.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정작 그 추억을 담고 있는 이 지역 사람들은 그 변화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임기 초기, 휴일에 대전에 사는 친한 지인의 가족들과 함께 금강에서 대청호까지 이어지는 대덕구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코스를 둘러봤다. 다들 대전에 살고 있었지만 반응은 “야 이곳이 이렇게 좋아졌네”, “이렇게 좋은 데가 있었는데 여태 모르고 살았네” 같은 반응이다. 타지도 아닌 바로 대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 있었기에 그동안 소홀했다는 의미도 있다.

대덕구는 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금강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금강이 선사하는 수려함과 더불어 시원한 휴식을 시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대전의 최고층 아파트가 있는 석봉동 금강변에 위치한 로하스야외수영장은 지난 15일부터 문을 열었다. 이곳은 여름의 뜨거운 태양 볕을 이기며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야외 수영장의 장점과 더불어 바로 금강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적 장점 때문에 해마다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아는 사람은 아는’ 여름철 유명 피서지다.

금강을 따라 대청댐 방향으로 올라서면 금강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대청수상레포츠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카약과 노보트, 오리배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물속에 몸을 직접 담그지 않더라도 시원한 강바람과 풍경을 즐기면서 더위를 식히기엔 아주 제격이다.

바로 인근에 있는 로하스가족공원캠핑장도 뜨거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가족 캠핑장으로 이미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또 이 구간을 말하는 ‘해피로드’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금강변을 즐길 수 있게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대청댐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도 여름을 이겨내는 건강 코스로 제격이다. 대덕구에는 금강변 뿐만 아니라 황톳길로 유명한 계족산도 있다. 이곳에서 삼림욕을 즐기다 보면 무더위를 날릴 수 있고 산길을 걸으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다 보면 지친 여름에 긴 휴식을 줄 수 있는 좋은 휴가지로 충분할 것이다.

유난히 빨리 찾아온 무더위의 기세가 그리 쉽게 잦아들지 않을 기세다. 더운 여름 멀리 가서 고생하지 말고, 바로 내 집 앞 여름휴가 명소에서 소중한 휴가의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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