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김동일 보령시장

에스파냐 남동쪽, 지중해 연안 발렌시아 주의 작은 마을 '뷰뇰'에서는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단 1시간만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받는다. 이 한 시간 동안 집중되는 축제는 가족과 주민, 관광객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토마토를 던지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껏 날려버린다. 바로 스페인 토마토 축제인 '라 토마티나'다.

대한민국에도 내·외국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를 개구쟁이로 만드는 유일한 축제가 있다. 바로'보령머드축제'다. 머드를 바르는 것에서 시작한 축제는 머드탕, 슈퍼슬라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에어바운스, 한 낮의 태양보다 더 뜨거울 정도로 인기가 높은 야간 공연은 이제 보령머드축제 만이 가진 무한한 경쟁력이다.

초창기에는 스릴과 재미, 체험을 선호하는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국민들의 참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국민 열명 중에 한명인 400만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렸다. 그만큼 '머드'를 활용한 축제가 이제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승화한 것이다. 이것이 보령머드축제 만이 가진 '킬링콘텐츠'이다.

지난해 머드축제장에 여든이 넘은 어르신이 오셔서 참여해 보시니 어떠시냐고 여쭤봤다. 이분 은 "젊은이들이 가득한 속에서 내 안에 남아 있는 청춘을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의하면 사람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는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로, 숨쉬고, 먹고, 자고, 입는 등 우리 생활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다. 그렇다. 보령머드축제는 나이와 언어, 젊음과 황혼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놀이 문화를 총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이목을 끌던 보령머드축제가 올해 20회를 맞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도 꿈꾸고 있다. 세계 최고의 축제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흡입력, 수익성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자생력, 해외로 진출하는 파급력 3박자를 고루 갖추어야 한다.

지난 2009년 중국 대련, 2014년과 2015년 스페인 '라토마티나'에 이어 2017년 12월에는 뉴질랜드 로토루아시에서 제1회 로토루아 머드축제가 열린다. 특히, 중국과 스페인에서 열렸던 축제에서는 머드원액을 무상으로 공급했지만, 뉴질랜드로는 최초로 머드원액을 수출하는 계기가 마련돼 3박자를 모두 갖추게 됐다.

시는 미래 성장 동력발굴의 신호탄인 2022년 보령머드 해양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사업 착수를 시작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한류 문화·관광 콘텐츠인 보령머드축제의 국제적, 대형 이벤트로 위상을 더욱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이자, 세계인이 함께하는 보령머드축제, 세계의 어떠한 축제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스페인의 '뷰놀'처럼, 보령도 대한민국의 작은 마을이지만, 이 마을의 확장성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성공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무대는 갖춰졌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제20회 보령머드축제에 모두가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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