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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철 등 전원 귀국 … “사죄한다”
안일한 인식·도민무시행태 비난
의원 자진사퇴 요구 등 거세질듯

▲ 물난리 속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나 공분을 산 충북도의원들이 23일 오전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려 하자,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사진 왼쪽). 김학철 충북도의원(충주1)이 23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충북 사상 최악의 수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떠나 국민의 공분을 산 충북도의원들이 22일 모두 귀국했다. 자유한국당이 심각한 여론을 의식해 소속 의원 3명을 제명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지만 안일한 상황인식과 도민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 도의원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해당 의원들의 자진사퇴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수에 나섰던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1) 도의원과 공무원 등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연수단 6명이 22일 오후 8시25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이날 자정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께 사죄했다.

앞서, 한국당 박봉순(청주8)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은 지난 20일 조기 귀국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최고 300㎜의 폭우가 쏟아져 청주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는 물난리를 겪은 지 불과 이틀 뒤인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4명의 도의원은 연수를 떠나기 직전까지 수해 속에 유럽행을 강행하는 것을 놓고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출국했다.

사상 유례 없는 청주 물난리 속에 이들의 출국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북 도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비난 여론이 폭발했다.

이런 와중에 김 의원의 '레밍' 발언이 불거지면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한 언론과 전화 통화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레밍 막말'이었다. '레밍', '김학철'이 수일동안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터넷 포털을 뜨겁게 달구면서 이들에 대한 국민적 공분도 극에 달했다.

조기 귀국한 박봉순 의원과 최 의원은 지난 21일부터 수해 현장에서 복구 지원활동을 펼치며 '속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학철 의원은 공항에서 "국민에게 상처된 발언을 한 것을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도 "해외연수를 외유라고 매도해 서운하다. 사진을 찍기 위한 봉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상황 인식이 여전히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북도의회의 이번 해외연수 파문은 그들의 귀국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들이 보여준 행태는 사상 최악의 수해보다 더 큰 상처를 도민들에게 남겼다는 점에서 이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거세질 전망이다. 홍순철 기자 david8168@cctoday.co.kr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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