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송리 마을복구 육군장병 투입
은지리 수박농가도 봉사 이어져
농경지 복구율 1.2% 불과

▲ 천안시 북면 매송리 비닐하우스에서 피해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는 육군 32사단 장병들. 사진=유창림 기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으니 외부 활동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21일 오후 2시 10분 매송리 경로당 스피커를 통해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평소라면 이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그늘을 찾아 분주히 자리를 옮겼겠지만 이 시간 매송리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그럴 여력이 없다. 폭우로 마을 상당 부분이 파손된 매송리. 육군 32사단 장병 85명이 이날 매송리에 투입됐다.

이날 매송리에 기록된 온도는 33.3℃. 수해지역이라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는 젊은 장병들의 군화를 더욱 무겁게 했다. 더욱이 비닐하우스 내 온도는 50℃를 넘고 있으니 사우나와 다를바가 없다. 그러나 피해복구가 시급한 마을에서 군인들이 빠지면 남게 되는 건 노인들뿐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보니 젊은 장병 누구 하나 먼저 삽을 놓는 이가 없다.

정비대장 이채진 소령은 "장병들의 건강체크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 온도 상황을 체크해서 40분 작업 20분 휴식을 유지하고 있다. 장병들 모두 우리 가족의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복구작업에 임하다보니 불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간 북면 은지리 수박 재배 비닐하수스에도 대한적십자사 충남도지사 회원 90여명이 피해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습기와 펄, 수박 썩는 냄새는 복구작업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도 16일부터 1주일째 수해현장을 찾고 있는 회원도 있다. 봉사라기보다는 수해주민들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함이다.

곽병철 대한적십자사 충남도지사 사무처장은 천안지역 상황이 청주에 가려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지 못하는 부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곽 사무처장은 "청주에 비해 천안 피해가 덜 알려졌다. 청주에는 500여명이 투입됐다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22일에는 일반공무원에 이어 구본영 시장과 5급 이상 간부공무원 50여명이 수해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그러나 천안지역 수해복구는 아직 더디기만 하다.

천안시에 따르면 22일 현재 군대,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약 8000명의 인력과 451대 장비가 투입됐다. 그러나 도로는 57.9%, 하천은 30%만 복구됐으며 피해가 심각한 농경지의 복구율은 아직 1.2%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천안=유창림 기자 yoo77200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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