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연기도 잘해내고 싶어…영화 '치인트' 홍설도 그런 차원의 도전"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면, 혜명공주는 너무 뻔히 보이는 캐릭터죠. 대놓고 따뜻하고, 정의롭고, 솔직하죠. (웃음)"

최근 종영한 SBS TV 월화극 '엽기적인 그녀'에서 혜명공주를 연기했던 배우 오연서(30)를 21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굳이 제목이 '엽기적인 그녀'일 필요가 없었겠다'는 말에 "원래는 다른 가제가 있었는데 '조선 엽기 연애사'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반의 설정들만 비슷하고 전혀 다른 드라마였던 것은 맞다. 저도 그런 부분이 아쉽다는 얘기를 들으면 조금 속상하기는 하다"며 "원작이 워낙 명작이다 보니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잣거리를 헤집고 다니는 혜명은 어떻게 보면 '진상'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오연서는 그런 혜명을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그려냈다.

"드라마가 사전제작이라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을 봤는데, 솔직히 초반까지는 진짜 '진상'이었어요. 이 여자가 왜 이러는지 보여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사연이 공개되고 나니 사랑스러워 보였죠. 처음에 망가지는 연기를 할 때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나중에는 '조금 덜 할걸' 후회도 했어요."

실제로 혜명과 얼마나 닮았느냐는 말에 오연서는 '반반'이라고 답했다.

"저도 혜명처럼 매운 닭발에 술 한 잔 정말 좋아하고요. 그런데 홍어는 못 먹겠더라고요. 그리고 밝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은 굉장히 비슷하고, 그런데 그보다는 좀 덜 천방지축인 것 같고요. 아, 그리고 저는 혜명처럼 남자를 그렇게 휘어잡지는 못해요. 애교도 별로 없고…."
오연서는 '대왕세종'(2008), '거상 김만덕'(2010), '동이'(2010),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등 사극에 자주 출연했다.

그는 특별히 사극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사실 의상도 그렇고 로케이션도 워낙 많고 사극이 현대극보다 힘든 점이 많다"면서도 "묵직하고 진지한 사극만의 매력이 있다. '엽기녀'만 해도 퓨전사극이었지만 뒤로 갈수록 진지해지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이번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으로는 견우(주원 분)와의 키스신을 꼽았다.

"친구같이 투닥거리기만 하다가 갑자기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해야 했는데 감정을 어디까지 써야 할지 몰라 주원 씨와 얘기를 많이 했어요. 사실 키스도 아니고 뽀뽀였는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끝나고 나서는 어떻게 찍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했을 정도였죠."

백골부대 조교로 군 복무 중인 주원에 대해서는 "동갑이라 워낙 편하게 대화를 많이 했고, 연기 호흡도 좋았다"며 "워낙 성실한 친구라 촬영할 때도 '군대 가서 조교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진짜 됐더라. 조만간 면회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오연서는 영화 '여고괴담5'(2009), '국가대표2'(2016)와 드라마 '성장드라마 반올림#1'(2003), '히트'(2007), '동안미녀'(2011),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오자룡이 간다'(2012), '왔다! 장보리'(2014),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돌아와요 아저씨'(2016) 등 다수작에 출연했다.

데뷔가 이른 탓에 나이보다 좀 성숙해 보이는 부분에 스트레스는 없느냐 물으니 "'왔다! 장보리'를 할 때쯤 그런 고민을 한참 했는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어리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인스타그램 등으로 팬들과 소통도 자주 하는 오연서지만 배우 오연서와 인간 오연서는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

"인간 오연서는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에요. 특히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서요. 작품을 하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면 허무할 때가 있어요. '나는 누구지, 내가 어떤 걸 좋아하지' 이런 생각들이 들어서요. 그러다 기부나 봉사에도 관심을 두게 됐어요. 특히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 가요. 어른들은 어떻게든 자기가 벌어서 먹고살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럴 수 없잖아요. 앞으로도 많이 돕고 싶어요."

그는 그러면서 "물론 배우 오연서도 끊임없이 배워가는 중"이라며 "지금까지는 감정을 표출하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내면 연기에도 도전해서 잘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차원에서 선택한 작품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치즈인더트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극 중에서 주인공 홍설 역을 맡았다.

오연서는 "웹툰 속 홍설의 느낌을 많이 가져오려고 노력했다"며 "내면 연기도 많고 복잡 미묘한 캐릭터라 여태까지 보여드린예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이니 많이 기대해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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