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철 의원
“국민들이 이상한, 레밍 같다 … 집단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
박봉순·최병윤 등 2명 조기귀국
“수개월전에 계획 … 죄송할 따름”
시민단체 등 사퇴운동 벌이기로
자유한국당 제명 권고키로 의결

수해에도 불구하고 유럽으로 연수를 떠난 충북도의회 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김학철(충주1) 의원이 국민을 설치류(齧齒類)인 레밍(일명 집단 자살 나그네쥐)에 빗대는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지난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 유럽연수를 떠났다. 이 연수에는 김학철 의원을 비롯해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최병윤(음성1) 의원 등 4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김학철 의원은 외유성 연수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19일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며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며 불만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지난 2월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미친개들이 국회에서 날뛴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게다가 김 의원은 충북도의회 내부의 조기 귀국 설득에도 한동안 조기 귀국 거부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됐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 각 정당들은 물론, 도민 대다수가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김 의원의 '설치류' 발언은 수해 복구에 여념 없는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사상 최악의 수해로 큰 고통 받는 도민에게는 더 치욕적이고 모욕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의원은 도민의 대표로 있어서는 안 될 인물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며 "도를 넘는 망언을 한 김 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한국당은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퇴운동을 벌일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도 각각 성명과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은 막말에 대해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박봉순·최병윤 의원은 20일 먼저 귀국했다. 이들은 귀국 후 바로 충북도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의원은 "몇 개월 전부터 계획했다는 이유로 연수를 강행해 수해로 큰 어려움을 당한 주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게 돼 죄송하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어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하려 했으나 항공편이 없어 늦게 도착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들과 함께 외유성 연수에 나섰던 김학철·박한범 의원은 22일 태국 방콕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귀국과 사과에도 잠잠해질줄 모르는 여론을 의식한 듯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20일 당무감사위원회의를 열어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에 대해 ‘제명’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이들에 대한 최종 징계는 21일 열리는 윤리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당직자와 당원을 대상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해 당의 혁신과 변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최병윤 의원에 대해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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