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용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
[경제인칼럼]

7·8월은 무더운 여름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휴가라는 시간을 우리에게 내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7~8월 여름 휴가를 다녀오지만 요즘은 그 시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래도 무더운 여름을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무수한 추억과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그런데 모두들 마음 설레하는 여행(Travel)의 어원이 고생(Travail)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처럼 어떻게 보면 힘든 여정을 통해 얻는 기쁨도 그 가치가 남다르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여행은 개인의 사정과 취향에 따라 자유여행, 단체여행, 나홀로 여행, 배낭여행, 무전여행, 국내여행, 해외여행, 심지어는 집에서의 휴식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이중에서 해외여행은 국가간의 이동에 의한 서비스무역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잘 알다시피 해외여행은 이전과 달리 교통수단의 발전과 함께 매우 쉬워졌다. 최근 통계를 보면 국내에 출입국한 사람이 2006년 3580만명에서 지난해엔 8000여만명에 이른다. 내국민의 출입국자 수는 4500만명, 외국인의 출입국자 수는 3500여만명으로 나타났으며 94억달러의 여행수지 적자를 시현했다.

이처럼 휴식을 제공하거나 새로운 문화와 경험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 여행은 내수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여행객의 경비 지출을 통해 일국의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여행은 사람과 사람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기도 하며 사업에 대한 기회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행으로부터 배울수 있는 무역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례로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100배 크기로 동서남북 어느 쪽을 여행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느낄수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술을 좋아하고 장신(長身)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북방과는 달리 남방은 차(茶)를 좋아하고 단신(短身)이다. 중국의 4개 직할시 중에서 북경의 경우 평지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은 반면 중경의 경우 산악지형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뿐만 아니라 제일 북쪽에 위치한 흑룡강성의 경우 겨울이 길고 매우 추워 내복이 남방에서 일반적으로 착용하는 바지보다도 두터울 정도다. 이와 같은 환경은 그 지역의 특색과 조건에 맞는 제품을 만들게 하고 자연스럽게 교역이 이뤄지게 한다.

이처럼 여행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새로운 오감(五感)을 자극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표현하며 즐기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반응과 결과도 매우 다채로울 것이다. 어쩌면 무심결에 스쳐 지나갈 수도 있고 그 이상의 것을 얻을는지도 모른다.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3인이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며 그중에 선(善)한 자를 가려서 따르고 그 선(善)하지 못한 자를 가려서 자신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인생의 행로(行路)도 어쩌면 나와 함께하는 여행일는지도 모른다. 휴가 시즌을 맞아 떠나는 여행이 무역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각자의 삶을 보다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는 동력원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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