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3~4곳 감사원 감사
CK·LINC등 중복 선정된곳 절차상 하자없는지 점검차원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따낸 충청권 대학들이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학들 사이에선 이번 감사 타깃이 대학이 아닌 재정지원사업을 결정지은 교육부로 보고 있다.

20일 충청권 대학들에 따르면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중복 선정된 3~4개 대학들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피감 대학에 정기 계획에 따른 감사로 설명했다고 전해졌다. 실제 감사원은 올해 감사계획에서 ‘국가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지속 점검’을 밝히고 재정지원사업 집행을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상이 된 대학들은 과거 시행된 대학특성화사업(CK),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육성사업 등에 중복 선정된 곳이다. 대학들은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각 재정지원사업 집행·운영의 투명성 등을 강조하는 서면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 사업별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자세히 담아 감사에 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 관계자들이 전한 감사는 대학의 잘못을 가리기 보다 선정 절차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감사를 마친 A 대학 관계자는 “통상 감사는 회계나 비위를 가리기 위해 진행되지만 이번엔 해당 사업에 어떻게 선정됐는지를 가려내는 것 같았다”며 “재정지원사업에 중복 선정된 배경과 운영과정을 물어왔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선 이번 감사가 정유라 사태로 밝혀진 교육부의 정부 재정지원사업 쏠림현상으로 촉발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3월 이화여대를 대상으로 재정지원사업 특혜의혹 감사를 벌여 2개 사업에서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PRIME)’ 대학을 선정하면서 상명대 본교와 분교 중 한 곳만 선정하도록 해 차점자인 이화여대가 따내도록 했다.

또 교육부는 ‘평생교육단과대학지원사업(평단 사업)’에 대한 추가 공고를 내 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이 선정되는 등 재정지원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중복 선정된 대학들의 선정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없는지 등을 살피는 후속 감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B 대학 관계자는 “선정과정에서 타 기관의 조언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방법과 수준을 묻는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대학들은 투명한 절차에 따랐기 때문에 감사원은 대학을 살펴본 뒤 교육부를 향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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