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균형발전상징공원 건립 계획... 기념조형물·대통령 어록 벤치 들어서
“인근에 대통령기록관 있는데… 유사한 공간 만들 필요 있나”
일각 시장 치적 쌓기용 사업 지적
함께 추진하는 문화휴게복합시설, 330㎡ 작은 규모에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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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세종호수공원’ 편의시설 보완작업을 놓고, 이용자 중심이 아닌 단체장의 치적 쌓기용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호수공원 내에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균형발전상징공원과 문화휴게복합시설을 건립할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균형발전상징공원은 행복청의 건설 의도를 빗겨나간 ‘반쪽짜리 공간’이자 시민의 체감도를 이끌 수 없는 공간으로 비춰지고 있다. 문화휴게복합시설 역시 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330㎡(100평)의 소규모 건축물로 지어져 정작 시민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지 의구심을 사고 있다.

20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상징하는 세종시의 역사를 기념하고, 호수공원 내 부족한 편의시설의 보완을 위해 ‘호수공원 문화·편의시설 확충’ 사업을 추진한다.

균형발전 상징공원에 들어서는 주요 시설물은 기념조형물, 박석(薄石) 및 대통령 어록 벤치다. 기념조형물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세종시가 16개 시·도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박석은 2007년 행복도시 착공을 기념하고, 2018년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기원하기 위해 총 4025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어록 벤치는 고 노무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의 균형발전에 대한 말씀을 체록해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의 출발점임을 기리겠다는 것.

균형발전상징공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양분화 돼 있다. 세종시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시민들의 체감도가 낮은 전시성 행정의 결과물이라는 것. 세종의 한 시민은 “호수공원 바로 인근에 대통령기록관이 있는데 굳이 사업비를 들여 유사한 형식의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겠냐”면서 “의미있는 조형물이긴 하지만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는 공간으로 바라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행복청의 건설의도를 빗겨나간 점도 문제다. 시는 당초 세종호수공원에 상징공원을 조성하고, ‘희망의 손’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설청이 디자인과 설치 장소의 적정성 등을 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계획이 변경된 것.

균형발전상징공원을 놓고 이춘희 시장이 치적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라는 시선도 팽배하다.

문화휴게복합시설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휴게복합시설은 기념전시공간과 카페, 매점, 관리·사무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는 설계공모를 통해 해당시설 건립에 나섰지만 협소한 공간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건설계획에는 자연친화적 디자인과 효율적인 공간배치가 담겼지만 330㎡(100평) 규모의 시설이 얼만큼의 실효성을 거둘지가 의문이다. 시민들은 세종시가 현재 추진 중인 세종호수공원 활성화 방안을 이용자 중심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는 현재 물고기 체험장 및 이색자전거 도입, 공원 내 매점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의 한 시민은 “조형물이나 작은 매점을 설치할 비용으로 차라리 그늘막 등 휴게시설을 늘리거나 관광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체험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호수공원이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보다 심도 있는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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