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창립 ‘최장수’ 기록
대전문학관 기획전시 준비중
탄생시점 앞당길 증거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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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9년도에 발행된 문학잡지인 호서학보의 왼쪽 하단부에 1951년도에 창립한 것으로 알려졌던 호서문학회의 광고가 실려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한국 문학계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게 될 증거자료가 나와 문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내 현존하는 최장수 문학단체이면서 대전이 발원지인 ‘호서문학회(湖西文學會)’의 탄생시기가 당초 알려진 1951년이 아닌 그 이전이라는 자료가 최근 발견된 것이다. 호서문학회는 물론 더 나아가 한국 문학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할 상황에 놓였다.

호서문학회는 현재까지 1951년 한국전쟁중 창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한 문학잡지에서 창립 시점이 그 이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록이 우연히 발견됐다.

호서문학회 역사가 새롭게 밝혀지게 된 계기는 대전문학관이 호서문학회와 호서문학을 소개하는 기획전시를 준비하면서다. 박헌오 전 대전문학관장은 문학관 전시에 선보이려고 지인으로부터 호서학보라는 오래된 문학잡지를 넘겨받았다. 그런데 이 문학잡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후반부쯤에 호서문학회를 소개하는 광고가 게재돼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일반명함 크기의 이 광고에는 세로형식으로 호서문학회라는 단어와 전화번호, 주소 등이 한자로 적혀 있다.

호서학보는 호서문학회 창립자인 정훈 시인이 해방 후 설립한 호서민중대학(대전 최초 사립대학) 1주년을 기념해 발행한 문학잡지다. 호서학보가 발행된 시기는 1949년도다.

자연히 그 안에 광고된 호서문학회의 창립시기는 이제까지 수십년동안 알려져왔던 1951년 11월 5일보다 최소 2년 이상 앞서게 된다.

박 전 관장은 “정훈 시인이 이미 6.25 전쟁 이전, 해방과 동시에 학교 설립을 추진했는데 교육과 더불어 문학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많았다”며 “이번 자료 발견으로 분명히 증명해낸 것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한국전쟁 이전부터 호서문학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서문학회에서 호서(湖西)는 호수의 서쪽을 의미, 대전을 비롯해 지금의 충남도와 충북도를 포함하고 있는 지역이 오랜시간 불렸던 이름이다. 호서지역의 이름을 본떠 중심지인 대전에서 정훈 시인을 비롯해 한성기, 박용래, 권선근 등 몇몇의 작가가 뭉쳐 호서문학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문학에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이 문학회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만든 호서문학은 현재 한국 최장수 종합 문학잡지로 평가된다.

호서문학회 역사가 새롭게 재정립되면서 문학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번 발견으로 호서문학회를 넘어 대전 문학, 우리나라 문학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는 계기를 맞게 됐다는 게 문학계의 시각이다.송영숙 호서문학회장은 “어떠한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게 될지 모두 기대하고 있다. 호서문학회를 재조명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호서문학회의 역사를 새롭게 증명해낸 문학잡지인 호서학보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대전문학관에 전시된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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