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찬형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2020년까지 농가소득 5천만원 증대 목표
농가소득 구조, 농업외소득 중심으로 변화
농촌관광자원 개발·체험관광객 유치노력
가이드북 제작해 현장서 적극 활용키도
농업인 행복버스·김장나눔 등 사회공헌
9월 내포 둥지… 금요장터 명맥 이어갈것

▲ 유찬형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은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 달성을 위해 더욱 더 매진해 2020년에는 농업인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풍요로운 농촌과 농업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우 기자
올해 봄 가뭄을 시작으로 극심한 가뭄 현상이 지속되면서 충남지역 농업인이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내린 장맛비로 가뭄이 해갈되고 저수지 저수율도 평년수준으로 회복된 상황이다.

하지만 농업인들은 “평생 농사일을 했지만 7월에 모내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며 가뭄 피해로 인한 수확 감소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천안·아산·세종지역에 국지성 집중호우까지 쏟아져 가옥 침수와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자연재해로 인해 시름이 깊은 농업인들의 영농피해 현장을 살피고, AI 방역 현장 등을 찾아다니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사명감을 실천하며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유찬형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을 만나봤다.

대담=김일순 대전본사 경제부장

-올해 초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농가의 한숨이 깊었지만, 최근 내린 비로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농촌지역 상황은.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의 생육 부진과 상품성이 저하돼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시장 경쟁력이 떨어져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적지 않다. 여기에 농협 육묘장에서 정성들여 길러낸 어린모는 모내기 논에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농가에서는 인수하기를 포기했고 농가에 공급될 어린육묘는 육묘장에서 웃자라 모내기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농가에 공급하기를 포기하고 모를 다시 기르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지난 5월에는 예산에 기습적으로 우박이 내려 상당수의 과수농가가 피해를 입었고, 이달 들어 장맛비가 내려 가뭄은 해갈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농촌현장을 다녀보면 아직도 서산·태안 등 일부 지역은 저수율 뿐만 아니라 농작물 해갈에 필요한 비의 양이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지난 주말 천안·아산 및 세종지역에 국지성 집중호우로 하천제방이 유실돼 떠밀려온 토사에 비닐하우스와 농작물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관내 농촌지역은 이러한 자연재해로 하루하루 불안한 현실 속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에 적신호가 켜진 것 같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최우선 목표를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로 세웠다. 농협의 역량을 결집해 영농자재 공급 시스템부터 산지와 소비지의 신유통체계 구축, 영농지원 시스템 등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는 올 한해의 목표가 아니고 2020년까지 달성하는 종합적인 로드맵을 세워 추진하기 때문에 가뭄피해와 기습적인 폭우피해에도 슬기롭게 대처해 농가소득을 증대시켜야 한다. 농촌지역의 농가소득 편차도 규모별·업종별·작목별로 크게 나뉘는데 소규모로 영농생활을 하는 소농을 지켜내 작지만 강한 농업(强小農)으로 육성시키는 것도 농협의 책임과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 농업인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서 우리가 목표하는 농가소득 증대를 꼭 실현시켜 농촌사회가 넉넉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의 주요 골자는 무엇이며, 충남농협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자는 모토로 농가 발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농가소득을 경제활동의 농업소득과 농업외소득으로 구분하고, 비경제활동 부문에서 이전 소득과 비경상 소득으로 나눠 경영에 힘쓰고 있다.

특히 쌀은 농촌사회의 주 소득원으로 가계경제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에 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최근 급격하게 소비량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재고량 부담에 따른 보관비용이 상승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연간 61.9㎏을 기록, 쌀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농촌지역의 농가소득 구조가 농업소득 중심에서 농업외소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어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체 또는 감소현상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충남지역의 농가소득을 농업소득과 농업외소득으로 나눠 살펴보면 농업소득의 경우 2005년 1323만 9000원에서 2015년 1033만 7000원으로 290만 2000원으로 22%가 하락했다. 반면 농업외소득은 2005년 9820만원에서 2015년 1315만 6000원으로 333만 6000원이 증가해 34%가 성장했다. 농업소득의 경우 1100만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반면 농촌관광, 농촌체험 등 6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외소득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전체 농가소득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의 바중은 2005년 39.9%에서 2015년 29.8%로 10.1% 포인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흐름을 바탕으로 충남농협은 농촌관광자원 개발과 체험 관광객 유치노력 등을 활발히 펼쳐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모범적 사례가 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가소득 증대 실천 가이드북인 ‘2017년 충남농협 100 실천과제’와 농가소득에 대한 이해자료 ‘농협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겠습니다’를 제작해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충남농협만의 지역사회 소통법이 있다면.

“영농 현장에서 농사일에만 매달리며 평생을 살아온 농촌 어르신들에게는 농촌순회 무료진료를 실시하는 ‘농업인 행복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업인 행복버스는 기초생활수급자·독거노인·조손가정·장애인가정,·다문화가정 등을 우선 대상자로 선정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4만 50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또 김장채소 소비촉진 일환으로 충남도청앞 광장에서 ‘사랑의 김장·고추장담그기’ 전통축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16개 시·군 다문화가정 자원봉사단, 고향주부모임, 농가주부모임 회원 등 500여명이 담근 13만 500㎏의 김장김치를 독거노인과 조손가정 등과 함께했다.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제2의 삶을 시작한 결혼이민 여성들의 농촌생활과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결혼이민가정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07년부터 농촌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여성 740여명을 대상으로 모국방문 왕복항공권과 체재비를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충남농협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아쉬움이 큰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충남농협은 지역 조합원 50여명으로 구성돼 연 매출 13억원을 올리는 ‘농축산물 직거래금요장터’를 25년간 운영해 중부권 최대 직거래장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을 ‘시군의 날’로 정해 시군별 계절 농산물 출하시기에 맞춰 지자체와 함께 풍성한 장터로 운영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부여군의 날’을 시작으로 4월 ‘공주시의 날’, 5월 ‘논산시의 날’, 6월 ‘서산시의 날’로 장터를 열었고 7월에는 ‘청양군의 날’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오는 9월 충남농협이 충남 내포신도시에 새롭게 둥지를 틀지만 '농·축산물 직거래 금요장터'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차질없는 준비로 충남도와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충남농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농업인과 함께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이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는 충남농협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 달성을 위해 더욱 더 매진해 2020년에는 농업인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풍요로운 농촌과 농업환경을 조성하겠다.”

정리=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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