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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에게 가족과 같은 관심을 갖고 대한 게 보이스피싱을 막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 위치한 흥덕신협에 근무하는 권도영(29·사진) 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할뻔한 노인의 피해를 예방해 화제다.

지난 13일 낮 12시30분경 60대 후반의 A 씨가 흥덕신협을 방문했다. 권 씨의 자리로 온 A 씨는 본인의 통장에 남은 2210만원의 예금을 전부 현찰로 인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평소 고액의 현금인출 요구 시 수표발행을 권유하는 매뉴얼대로 권 씨는 수표로 인출할 것을 A 씨에게 당부했다. A 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눈을 맞추던 권 씨는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임을 예감했다. A 씨의 눈빛은 불안에 잠겨 있었고 손은 떨고 있었다.

권 씨는 A 씨의 아들과 통화를 한 후 예금을 인출해주겠다고 했지만 A 씨는 이를 거절했다. 알고보니 가방안에 있던 A 씨의 휴대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인과 계속 통화 중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인은 A 씨의 아들이 사채를 쓰고 갚지 않아 납치했고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으면 아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었다. 경찰에 신고한 권 씨는 연락처를 수소문 해 A 씨의 아들과 통화를 했지만 A 씨는 이마저도 믿지 않았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A 씨를 안심시키고 나서야 A 씨는 인출을 멈췄다. 안정이 된 A 씨는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돈을 건네받기 위해 흥덕신협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쉽게도 이들은 경찰이 출동한 후 도주해 검거하지는 못했다. 권 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조합원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흥덕신협의 노력과 조합원을 가족같이 대하는 권 씨의 성실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병식 흥덕신협 이사장은 “권도영 씨가 평소에도 보이스피싱에 관심을 갖고 손님들을 잘 살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비록 피해가 발생할진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빈틈이 없는지 살펴 손님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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