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패키지 옵션·쇼핑 등 강요
자질 미달 가이드·상술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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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일부 여행사가 상품을 강매하거나 여행비 이외 수익을 챙기기 위한 옵션(선택 관광)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값이 싸다는 이유로 저가 패키지 상품을 잘못 선택하면 추가 비용지출은 물론, 즐거워야 할 여행을 망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전시의 한 자치단체에 근무하는 공무원 A 씨(41)는 최근 4박 6일동안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베트남 하롱베이를 다녀온 뒤 몸서리를 쳤다고 한다. '대한민국 대표 여행사'라고 홍보하는 모두투어를 통해 떠나는 여행이라 일행 5명과 함께 믿고 떠났는데, 한마디로 '최악'이었다는 평가다. 비록 79만 9000원짜리 저가 상품이었지만, 옵션과 쇼핑 강요 등으로 여행사에 지불한 돈보다 갑절이나 많은 돈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도 돈이지만 자질 미달의 가이드와 쇼핑몰의 지나친 상술에 기인한다. 특히 라텍스 매장의 사업이사와 가이드가 손님을 매장에서 나가지도 못하게 감금하고, 무조건 하나씩은 사가라며 사실상 강매를 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심까지 치밀었다고 한다.

게다가 가이드는 자신이 안내하는 판매점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하노이 공항에는 면세점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고 한다. 이처럼 무분별한 가이드가 판치는 것은 여행사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자격증이 없거나 자질이 떨어지는 이들까지 무차별 고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저가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은 상품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대신 관광객 소개비나 쇼핑에 따른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보전한다는 점에서 아예 이용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명 '메꾸기'(메우기)로 불리는 바가지 쇼핑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지상비'라 불리는 현지 여행경비의 적자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모두투어라는 네임밸류를 보고 여행을 선택한 것이 결국 화근이었다”며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 상술을 부리는 가이드도 문제지만, 이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하는 대형여행사의 횡포가 더 문제”라고 성토했다.

A 씨는 또 “모처럼 가족이나 친지, 친구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기 위해 해외에 나갔다가 좋지 않은 기억만 갖고 돌아올 수밖에 없는 여행사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단속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 등은 대형여행사의 이러한 횡포를 근절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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