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보은경찰서 교통관리계장
[투데이춘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피서지를 향해 출발했지만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많은 차들로 인해 어느덧 지옥길이 된다. 또한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찾아오는 졸음을 쫓기 위한 몸부림도 거세진다. 커피를 마시고 스트레칭도 해보지만 어김없이 길 위의 불청객 ‘졸음’이 찾아온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봤을 것이다.

자동차가 시속 100㎞로 주행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3초만 졸면 83m를 이동해 1t의 흉기가 된다.

장시간 눈을 감고 있지 않더라도 잠깐의 졸음은 음주상태 이상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졸음운전 사고는 일반 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높고, 특히 대형버스 사고의 경우 인명피해는 더 크다.

경찰청에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에서 졸음운전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7639건으로, 이 중 1449건(19.1%)이 피서철인 7∼8월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같은 기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660건의 교통사고 중,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124건이나 됐다. 이 중 사망자는 모두 93명으로, 치사율이 14.1%에 달했다. 이는 여름철에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과 동시에 그 위험성 또한 절대로 무시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때문에 피서철 불청객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철저한 대비책이 요구된다.

첫째, 피서를 떠나기 전날은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운전을 하기 전에 적당량의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식곤증이 몰려오지 않도록 하고, 적절한 실내 환기도 병행한다. 셋째, 동승자와 대화를 하거나 교대로 운전을 실시하고 초콜릿, 사탕, 껌 등을 섭취해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넷째, 앞 차량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장치나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경고음을 내는 '전방추돌 경고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순간의 졸음운전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도 빼앗는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꼭 명심하고 졸음운전 예방 수칙을 철저히 숙지해 올해부터는 더욱 행복하고 안전한 피서철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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