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동 주봉마을 입구에 추진
사전심사 단계 불구 주민 반발
26일 시청서 대규모 집회 예정

▲ 청주시 흥덕구 첫 장례식장 조성지인 주봉마을 입구.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청주지역 대표 청정마을로 손꼽히는 주봉마을 입구에 사설 장례식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흥덕구 비하동 495-1번지 일원에 사설 장례식장 건립을 위한 사전심사청구가 이달 6일 접수됐다. 장례식장은 대지면적 4115㎡(부지 3847㎡, 진·출입로 268㎡)에 건축면적 660㎡ 규모의 1개동 2층 건물로 설계됐다.

해당 지역은 터미널사거리에서 경부고속도로 청주IC를 향하는 가로수길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자연녹지지역이며 가로수길 가드레인 옆 옹벽 2~3m 아래 필지로 현재 벼가 가득 심어진 상태다.

장례식장이 건설될 경우 청주시 흥덕구 지역의 첫 장례식장이 된다. 현재 청주지역 장례식장은 청주시장례식장(공설)을 비롯해 하나노인병원장례식장, 성모병원장례식장 등 총 9곳(빈소 57개소)이 있다. 지역별로는 상당구 2곳, 서원구 4곳, 청원구 3곳이다.

문제는 자연부락인 주봉마을 주민과의 마찰이다. 주민들은 청정마을 이미지 훼손, 교통·교육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사업신고 전 사전심사임에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주봉마을은 108가구에 총 282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며 유치원 1개소, 어린이집 2개소, 초등학교 1개소가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어린이집의 경우 신청 사업지으로부터 200m 거리에 불과하다. 청주의 ‘서쪽 지킴이’로 불리는 부모산(232.5m) 관문인 이 마을은 그동안 청주권 광역매립장(1991년)과 소각1호기(2006년), 소각2호기(2012년) 등 각종 혐오시설에 시달려 왔기 때문에 이번 반발은 더욱 거세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시에 ‘장례식장 설치반대 관련 민원’을 주민 100여 명의 반대 서명과 함께 제출한 상태며 심사결과 통보 26일 이전 인근 마을과 연대해 시청에서 500~600명 가량의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제원 주봉마을 통장은 “주봉마을 진·출입 도로는 일방통행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마을 입구에 장례식장이 들어선다면 운구·조문객 차량이 수시로 마을을 통과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막대한 경제·정신적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력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시는 현행법상 장례식장 신설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시설 규모 등의 기준을 맞추면 법적으로 허락하지 않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례식장 신설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류 시행규칙’ 제20조 2항에 따라 △안치·염습실(시신처리) △빈소·화장실(문상조문) △사무실·직원휴게실(장례식장 관리) △보상·전기·건축물(비상재해대비) 등 간단한 필수시설만 갖추면 영업할 수 있다.

박노문 흥덕구청장은 “현재 마을 주민들이 장례식장을 혐오시설로 간주해 건립을 반대하는 집단민원을 제기한 만큼 신중한 입장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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