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인 10명 중 8명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신뢰할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입시에서 학종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사라 주목된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어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설문조사를 근거로 학종전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학종전형에 대해 응답자의 77.6%는 학생과 학부모가 합격·불합격 기준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전형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5.1%는 학종이 상류계층에 더 유리한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부모와 학교·담임교사·입학사정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불공정한 전형이라는 응답도 74.8%나 됐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다.

학종이 불공정한 전형이라거나 상류계층에 유리한 전형이라는 응답에서 대입제도에 대한 불신과 계층 간 위화감을 읽을 수 있다. 학종전형과 관련해서는 축소해야한다는 주장과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 늘 맞서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김상곤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학입시를 학생부 중심으로 하겠다는 의중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학종 확대는 정시 축소를 의미한다. 입시생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학종이 고교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등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신뢰성에 의문을 낳고 있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깜깜이 전형이 불신을 불러오지 않나 싶다. 사교육 조장, 정성적 평가에 대한 불만도 많다. 평가 방법을 객관화해 공정성·신뢰성을 높여야겠다.

대입제도가 나가갈 방향에 대해 응답자의 56.1%는 수능위주의 정시모집을, 43.9%는 학생부 중심의 수시모집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학종전형 확대가 바람직한 것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교육정책 입안 시 교육전문가나 학교 측의 요구를 우선 반영한 측면이 없지 않다. 교육당국은 국민의 인식을 정확히 읽고 정책에 반영해야 마땅하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