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즘 충남 공주에 있는 '지하 저수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극심한 가뭄에 물 공급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 저수지는 땅속 지하수 통로에 콘크리트 벽을 세워 지하수를 저장하는 일종의 지하댐이다. 전국에 6개의 지하 저수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공주에 있다. 공주 지하 저수지는 하루 3만t의 용수공급이 가능하다. 웬만한 저수지와 맘먹는다.

공주 지하 저수지는 28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올해 극심한 가뭄에도 지하 저수지 덕분에 모내기를 순조롭게 마쳤다고 한다. 서산, 홍성, 예산 등 충남 서부지역은 농작물이 말라죽는 등 엄청난 가뭄피해를 입었다. 모내기를 적기에 하지 못한 곳이 많다. 이 지역에 지하 저수지가 있었더라면 아마도 가뭄 극복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효율적인 물 관리 방안의 하나로 지하 저수지가 주목받고 있는 건 그래서다. 그제 충남 보령에서 열린 '충남지역 가뭄 극복과 중장기 대책 마련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수자원 확보 방안으로 지하 저수지를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하 저수지는 수몰 피해가 없는데다 유지관리도 용이해 안정적으로 물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하수 통로에 저수공간을 조성하기 때문에 수몰피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친환경적·경제적이란 점이 가까이 다가온다. 지상 저수지와는 달리 큰 구조물이 필요 없어 저비용으로 조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하 저수지를 수자원 확보의 대안으로 도입해볼만하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강수의 집중화와 가뭄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용수 공급의 대부분은 댐이나 하천에 의존하고, 지하수 의존율은 1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존의 댐과 저수지로 충분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없다면 대체 수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 현재 운용중인 지하 저수지의 효율성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거기서 대체 수자원 확보의 해답을 얻을 수도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가뭄이 들 때 반짝하고 이내 수그러들게 아니라 항구적인 수자원 확보대책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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