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 장맛비는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게릴라성 호우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시간당 2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지역이 여러 군데라고 한다. 이렇게 일시에 강한 비가 내리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재산피해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천재지변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지만 안전불감증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를 건너던 20대와 30대 관광객 두 명이 급류에 휩쓸리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농다리를 건너던 중 갑자기 불어난 하천 물에 빠진 뒤 급류에 휩쓸린 것이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로프를 이용해 물에 빠진 한명을 구조했다. 또 다른 한명은 100여m를 떠내려가다가 긴급 출동한 소방항공대 헬기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하마터면 귀중한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수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농다리 일대를 순찰하던 의용소방대원이 하천을 건너려던 이들 관광객을 제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의용소방대원이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뿌리치고 건너려했다는 것이다. 결국 두 관광객은 곧 급류에 휩쓸리고 말았다. 의용소방대원의 만류를 뿌리치고 농다리를 건너려했다면 이건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은 사고다. 위험 상황에서 통제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건 기본이다.

앞서 지난 4일 경남 창원 양덕천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3명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원인은 기습폭우이지만 대비가 가능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장마철에는 언제 기습폭우가 내릴지 알 수 없어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하나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변에 건설현장이 널려있다. 우기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요즘 계곡 주변에서 야영을 하다 조난을 당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 또한 안전불감증의 전형이다.

집중호우 때는 계곡물이나 하천물이 순식간에 불어난다.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변을 당하는 수가 있다. 설마 하는 방심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자연의 심술 앞에서 오만을 부리는 것만큼 무모한 일도 없다. 기상청은 당분간 게릴라성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더 이상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겠다. 사고는 언제나 예고 없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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