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① 내 사랑 자리나 씨
택배로 생계잇는 40대 가장
어려운 형편에 노모 부양도
“가족들 풍족하게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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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해 집에 들어온 문식 씨가 아내와 함께 두 딸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대전에 살고 있는 김문식(47·가명)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그의 나이 27살, 건설현장에서 일 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왼쪽 손가락 두 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도 당했다. 잘 해보려 이것 저것 해봤지만 일은 좀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문식 씨는 몇년 전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금융권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수천만원의 빚을 졌다. 개인회생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통과되지 않아 집 임대료와 공과금도 벌써 수개월째 밀려 있다.

형제들도 형편이 좋지 않아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데 요즘들어 부쩍 아픈 곳이 많아져 들어가는 병원비도 만만치 않다.

문식 씨는 “인생에서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체국택배 배송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린다. 매일 새벽 4시 집을 나서 집에 돌아오면 오후 5시, 고단한 하루다. 그나마도 월급제가 아닌 수당제여서 요즘과 같이 비수기때는 손에 쥐는 돈은 더 적다.

문식 씨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가족이다.

그는 2011년 선교활동 및 사업을 위해 갔던 우즈베키스탄에서 지금의 아내 자리나(31) 씨를 만났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일하던 자리나 씨는 한국어를 포함해 4개국어를 할 정도로 똑똑하다.

문식 씨와 자리나 씨 사이에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도 둘 있다. 5살 혜진이와 2살 혜영이다. 하루종일 택배 배달을 하느라 정작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몇시간 안되지만 그에겐 그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다.

엄마를 닮아 똑똑한 딸은 말도 금세 배웠고 어린이집에서도 늘 칭찬받는다고 한다.

문식 씨는 “‘아빠’하고 달려드는 아이들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린다”며 “식구는 많은데 벌이가 적어서 항상 걱정이다. 어느 가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거 다 채워주고자 하는 마음이다. 책임진다는 부담감이 가장 큰 거고 어떻게 돈을 더 벌어서 풍족하게 해줄 수 있을까 늘 걱정한다”고 말했다.

<14일자 1면에 2편 계속>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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