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형 개헌위해 최선의 노력
도민과 소통·공감 … 현안 챙길 것

▲ 김양희 충북도의장은 남은 1년여 기간동안 더 낮은 자세로 지역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도민의 어렵고 힘든 곳에는 늘 함께한다'는 초심을 되새기면서 도민과의 소통·공감으로 민생중심의 의회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대담=홍순철 부국장

민선 6기 후반기 의장이자 충북도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인 김양희 충북도의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김 의장은 “좀 더 세심히 민생을 살피려 노력했다"며 "남은 임기동안 지방의원 유급 보좌관제 도입, 지방분권 관련 중앙-지방간 협력 기구 설치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초당적 소통과 협치를 통해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으로부터 취임 1년의 소회와 향후 의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지난 해 7월 후반기 의장에 취임하면서 충북도의회 65년 의정 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이라는 기대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다. '여성의 섬세함, 어머니의 강인함'을 슬로건으로 더 세심히 민생을 살피고자 했다. 집행부와의 관계에선 '충북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 앞에 때로는 끈끈한 동반자로, 잘못된 행정에는 날카로운 비판으로 도민의 뜻을 대변하고자 노력했다. 129일의 정례회와 임시회를 운영해 조례 121건을 포함한 216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또 52건의 대집행부 질문, 41회의 5분 자유발언, 72건의 서면 질문을 통해 활발한 입법활동은 물론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에 노력했다. 'KTX 세종역 신설 반대 건의안', '문장대 온천개발 저지 결의안' 등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현안에 대해 초당적인 협력으로 발 빠르게 대처했다. 특히 여성 의장으로서 복지 사각지대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자 했는데 축사노예 등 인권 유린 사건을 계기로 구성하려던 '장애인 등 복지 관련 특별위원회'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조사 특위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이 컸는데.

“경제조사 특위는 이시종 지사의 에코폴리스 조성 사업 포기가 직접적 계기가 됐지만, 실제는 그 이전부터 청주 에어로폴리스지구 무산, 이란 2조원 외자 유치 무산 등 대규모 경제현안이 줄줄이 좌초하며 누적된 도민의 진상 규명 요구가 비등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지사가 재의를 요구했고, 이에 대한 별도의 이의제기 절차가 없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어 절차적 정당성 또한 중요한 민주주의적 기본 가치라고 판단해 재의결에 임했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부결됐다. 조사계획서 수정 등 특위의 내부 논의가 정리되면 다시 이야기하겠다.”

-지방의원 유급 보좌관제 도입을 요구해왔는데.

“지방화가 가속화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사무와 지역현안들이 하루가 다르게 양적 팽창과 질적 수준이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집행부의 방대해 지는 살림살이나 다양한 정책들을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특히 지방의회에는 초선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은 더욱 크다.

1991년 무보수 명예직으로 지방의회가 출범했을 때 역시, 지방의원의 전문성 문제와 함께 지방의원 보좌관제도는 꾸준히 제기돼 지방의회도 국회와 마찬가지로 정례회와 임시회기 동안 지방살림에 대한 결산검사, 예산심의, 행정사무감사, 현장확인 등 집행부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조례 제·개정의 입법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에 비해 지방의원이 집행부를 적극 견제할 만한 여건은 많이 부족하다. 각종 지역정책개발은 물론, 집행부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와 균형유지 등 의원의 의정활동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전문 보좌 인력은 꼭 필요하다. 지방의회 정책보좌관제 도입과 더불어 인사권 독립 등의 문제는 우리 지방의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방의 활성화가 곧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질 거라는 논리와 확신으로 지속적으로 국회와 정부에 타당성을 설명함은 물론, 국민여러분께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개헌이 이슈다.

“광역의회의 주요 현안인 인사권 독립과 정책보좌관제의 도입을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지방자치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심대평 위원장을 비롯한 행정자치부 장관, 국민의당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갖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전 각 후보들에게 실시한 '지방의회 발전방안에 대한 설문'을 통해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주요 대선후보들에게 지방의회 발전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지방의회에서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굳어진 중앙정부 중심의 행정관행, 지방분권에 대한 무관심 등을 극복하고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지방분권형 개헌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 추진될 개헌에는 '지역대표형 상원 설치'를 통한 지방의 국정 참여를 확대하고 '중앙-지방간의 협력 기구 설치' 등의 지방분권에 초점을 맞춘 구체적인 방안들이 반영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지방의 자치조직권과 자주재정권을 헌법에 반영해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서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형 개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지난 5월 러시아 연해주를 방문하셨는데.

“그간 도의회에서는 중국 흑룡강성, 베트남 빈폭성과의 우호교류를 활발히 추진해오고 있었으나 사드로 중국과의 교류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됐고, 지난 4월 청주공항에 러시아 정기노선이 신규 취항하게 됨에 따라 그간 중국에 편중돼 있던 충북의 교류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이에, 청주공항을 통해 지난 5월 러시아 연해주의회를 공식 방문해 상호발전을 위한 의회간 우호협력관계를 맺었다. 연해주는 두만강 위쪽 동해와 인접해 있는 지역으로 우리나라와 역사적,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지역이다.

연해주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불모지 같은 땅으로 양 의회의 우호협력을 계기로 많은 경험과 성과를 활용해 경제, 문화, 관광 등에서 다양한 교륙협력을 한다면 상호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단은 주블라디보스톡 이석배 총영사와 고려인 기업인들을 만나 2017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와 충북의 투자, 관광 여건 등을 설명하고 많은 관심과 홍보를 당부했다.”

-KTX 세종역 신설 논란에 대해.

“KTX 세종역 신설 사전타당성조사 용역결과 B/C가 0.59로 사업의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원칙과 기준을 무시한 지역의 이기주의와 정치적 포플리즘에 의해 제기됐던 KTX 세종역 설치 논란은 처음부터 행정과 예산 낭비만 초래하는 '어불성설' 이었다. 이에,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선두로 162만 도민과 함께 전방위적으로 세종역 신설 저지활동을 전개했다.

지난해 10월 임시회에서 KTX 세종역 신설 반대 건의안을 채택해 관계부처에 도민의 뜻을 전달했으며, 충남도의회와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해 양 의회의 공조를 합의 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충남도의장과 함께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직접 면담하고 서한문을 전달 등 '철도선로용량 확충을 위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지난 3월 대선공약 건의과제로 '고속철도(KTX)의 역 신설 세부기준 법제화'를 제안함으로써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과 함께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건의했다. 이번 용역결과를 계기로 충북과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상생 협력해 충청권의 상생발전과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자 하는것이 있다면.

“정치를 하면서 '사람의 소중함'을 많이 배웠다. 도민과 동료의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에 대한 빚, 성원과 믿음에 대한 빚, 부족함과 격려의 빚 등 저는 '빚쟁이'이다. 평생 이뤄야 할 버킷리스트는 이런 빚을 갚는 일이다. 사람에 대한 빚을 가치 있게 갚는 길은 더 큰 열정으로 도민을 섬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모든 역량을 발휘해 충북 발전과 도민 행복을 향한 외길로 정진하겠다.”

-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국내외 혼란과 많은 변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한 도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의회의 존재 가치는 도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것이다. '도민'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초당적 소통과 협치로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뒷모습이 부끄럽지 않은 도의회가 되도록 더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겠다.

남아있는 1년여 기간동안 더 낮은 자세로 지역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도민의 어렵고 힘든 곳에는 늘 함께한다'는 초심을 되새기면서 도민과의 소통·공감으로 민생중심의 의회를 실현해 나가겠다. 지금껏 잘할 때는 넉넉한 칭찬으로, 부족하고 실망스러울 때는 매서운 회초리로 격려와 성원해 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 부탁드린다.” 정리=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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