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준 ETRI 미디어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젊은과학포럼]

대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도시며,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대덕특구에는 16개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하여 공공기관, 교육기관 및 1300여개 기업을 포함해 1400여개의 과학기술 관련 기관이 입주해 있다.과학 영재를 위한 교육시설도 갖추고 있어서 대한민국 과학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과학자를 배출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대전의 초·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청년들이 이러한 과학 교실 프로그램의 혜택을 상당부문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 관련 기관들이 유성구 및 대덕 특구에 몰려 있다 보니 다른 지역의 학생들에게 과학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공유나 기회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되는 과학 멘토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일회성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미비하여 과학에 잠재력이 있는 학생 발굴하기도 역부족이다. 따라서 대전지역에서 소외되거나 과학을 접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을 위한 '복지형 멘토링'이 필요하다. 특히 대전 소재 대학생과 청년들을 위한 과학 멘토링을 통해 대전에 과학기술 문화가 골고루 확산되고 과학 인재 풀(Pool)이 확대되어야 한다.

더불어 멘티와 지속적인 만남과 소통을 통해 멘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딥(Deep) 멘토링'도 활성화 되면 좋겠다.

중학교 및 고등학교 학생에게 일회성의 멘토링이 아닌 지속적인 멘토링을 받을 수 있게 하여 개인화된 멘토링을 통해 멘티의 잠자고 있는 과학기술 DNA를 깨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멘티간의 멘토링 목표를 공유하고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데 필요한 'IoM(Internet of Mentorings)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금상첨화다. 즉, 여러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 및 멘토들이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교류하면서 큰 흐름을 공유하고 그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멘티들에게 전달 될 수 있어야 한다.

필자가 인턴십과 멘토링 프로그램 기획에 대하여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지난해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한 '우리동네 과학클럽'에 선정되면서 부터다. 과학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필자는 팀을 꾸려 대전지역 초등학생 15명과 6주간 프로그래밍 교실을 진행했다. 예상보다 진지하게 학생들은 수업에 임하였고 연구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경청하며 조언을 마음속 깊이 새기는 것 같아 보였다. 과학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그 갈증이 필자의 작은 봉사 덕분에 해소되는 것에 고마웠다.

올해도 필자는 ETRI 뿐만 아니라 카이스트, 천문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대전의 과학 기술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젊은 과학자들과 팀을 구성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비록 작은 도움이지만 학업과 진로 때문에 고민이 깊은 학생들에게 과학자 선배의 과학 지식과 인생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보람된 일도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 인력풀을 확대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ETRI를 비롯한 대전의 여러 과학기술 관련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구원, 대학, 기업 등이 이제는 힘을 합해 대전시 및 충청도에 거주하는 초·중·고등학생 및 청년을 대상으로 '차세대 과학융합 서밋'을 양성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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