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필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화요글밭]

지금 우리나라 곳곳에 경쟁적으로 산책로와 쉼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역마다 크고 작은 축제들이 수 백 개에 이를 정도로 휴식 문화에 대한 인식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저녁 늦게 잘 시간이 다 돼서야 학원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입시 전쟁 속에서 필자를 포함한 모든 자녀를 둔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떨쳐버릴 수 없다.

청소년 시기는 육체와 정서 그리고 지식의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며 성장해야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것은 그들의 눈에 꿈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꿈과 상상의 세계를 돌려주자!

필자는 클래식음악의 생명력을 통해 아이들에게 더 큰 삶의 즐거움과 여유, 상상의 기쁨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클래식음악을 통해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무수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 죠지 거쉬인의 음악은 시골의 한 재즈 바에서 미국 보통사람의 평범한 삶의 모습들을 상상할 수 있다.

이태리 작곡가 테오도로 코트라우의 나폴리 민요 '산타 루치아'를 접할 때면 나폴리에 그 맑은 하늘과 드넓게 펼쳐져 있는 지중해의 푸른 파도, 그리고 고풍스러운 도시의 옛 유적들을 상상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클래식음악이 우리에게 전해 주는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다.

만일 아이들이 창조성을 겸비하길 원한다면 클래식음악이 전하는 상상의 세계로 발을 내딛어야 한다. 창조성이란 오로지 상상의 세계에 대한 충분한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상상의 세계는 한 곳에 갇힌 세계가 아니라 무한히 열려있는 가능성의 세계이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클래식 음악의 위대한 생명력은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상상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며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을 응원할 것이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외웠던 사람들이 아니라, 더 많은 창의력을 통해 기존의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넘어선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클래식음악은 그저 취미생활의 한 부분이 아니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클래식음악을 어떠한 방법으로 접해야할까? 필자의 생각은 연주회장을 직접 찾아 실제 살아 있는 음악을 느껴보길 권한다. 음악은 생명 없는 밀랍 인형을 보여주는 단순히 ‘문자적 교육’으로 배워서 절대 그 가치를 느낄 수가 없다. 꿈틀거리고 살아있는 실제적 ‘현장 체험’으로 만이 가능한 예술세계다. 그래야만 그 속에 상상의 세계가 존재한다.

지금 대전에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많은 공연장에서 여러 다채로운 클래식공연들이 연주되고 있다.

우리 자녀들에게 더 많은 물질을 물려주고 기념일에 선물을 주는 대신 공연티켓을 끊고 함께 공연장을 찾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이들에겐 더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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