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후반부터 본격 장마 전망
‘가뭄후 강우’ 산사태 가능성
도내 취약지역 1500곳 넘어
‘괜찮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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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남에 반가운 비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산사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도내 산사태 취약지역이 지속 증가한 가운데, 극심한 가뭄 이후 강우에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27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충남지역 강수량은 예산 79.5㎜, 서천 56.5㎜, 서산(대산) 34㎜, 부여 21.5㎜, 홍성 16㎜ 등을 기록했다.

이날 역시 충남 일부지역에 소나기가 내렸고, 이주 후반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연일 반가운 비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극심한 가뭄 속 단비를 마냥 웃으며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최근 폭우에 기인한 중국 쓰촨성 산사태가 연일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산사태의 경우 가뭄 후 강우에 더욱 취약해진다.

임희대 충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사태의 기본 메카니즘은 지속된 강우이다. 작은 양이라도 비가 계속 침투해 들어가 포화가 되면 산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라며 “산사태 발생에는 지질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데 가뭄도 그 중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뭄으로 지반에 균열이 생긴 상태에서 비가 올 경우 토양이 빗물을 더욱 흡수하게되고 그 경우 흙의 무게가 증가하면서 지반을 붕괴시키려는 힘과 지반을 유지하려는 힘의 균형이 깨져 산사태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뭄 이후 강우에 의한 산사태 발생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긴 가뭄 뒤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창고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015년 12월 극심한 가뭄을 겪던 강원 일부지역은 장기간 비와 눈이 이어지면서 낙석 사고가 잇따라 발생키도 했다. 당시 강원 홍천군 지방도 86호선에서 50t가량의 낙석이 양방향 2개 차로를 덮쳤고, 강원 정선군 야산에서 약초를 캐던 등산객은 굴러떨어진 낙석에 머리와 어깨 등을 맞아 3m 비탈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산사태 취약지역은 2014년 551개소, 2015년 1079개소, 지난해 1321개소 등 매년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234개소가 추가 지정될 예정으로 산사태 관리 대상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에 충남지역에 지속된 가뭄으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사방댐 사업 확충 등 사방사업의 적극적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 25개소의 사방댐 건설을 추진하는 등 도에서는 사방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라며 “다만 사방사업에 대부분 국비가 투입되는 만큼 산림청 등 관계기관 등과 예산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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