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서지연 대전탄방중학교 1한년


저희 가족은 가끔 일요일 새벽으로 연탄봉사를 나갑니다. 그런데 오늘은 연탄봉사를 나갔던 제게 조금 특별한 봉사활동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6·25전쟁일이라서 연탄 배달 후 주먹밥 만들기 체험 행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새벽부터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눈을 비비며 부모님을 따라 나온터에 주먹밥체험을 한다는 이야기에 잠이 다 달아나버렸습니다. 그제서야 오늘 봉사 나온 많은 사람들의 손에 저마다 태극기를 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먼저 대전 현충원의 권율정 원장님께서 6·25 전쟁일에 연탄 봉사를 나온 우리들에게 아주 유익한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정작 이렇게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은 수많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특히 이번 권율정 원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고 그만큼 소중한 자유인지 가슴 깊은 곳에 큰 울림이 들려왔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중구 대사동 고지대에 연탄배달을 하고 집합장소인 보운초등학교에 돌아와 보니, 임시 천막과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었고 주먹밥 만들기 체험이 시작 되었습니다. 나는 손을 닦고 앞치마와 모자를 쓰고 주먹밥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와 주먹밥을 만들고 있는데, 대전봉사체험교실 권흥주 회장님께서 주먹밥 만들기 체험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말씀 해 주셨습니다.

그 옛날 전쟁터에 자식을 내보낸 엄마라면 자식이 식사 때가 되면 밥은 먹고 다니는지 가장 큰 걱정이 들것을 생각하시고, 전쟁 음식 주먹밥을 통해 전쟁의 아픈 기억과 평화의 중요성을 우리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다 듣고 마냥 신나 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먹기 좋게 예쁘게 만들어 주시던 주먹밥이 전쟁 음식 이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가 만든 주먹밥을 외할아버지께 자랑하고 싶어서 외갓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 오색주먹밥을 내밀었다.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할아버지 옛날에 드시던 주먹밥이요!" 할아버지는 웃으시며 "이렇게 영양 높고 맛난 주먹밥이 그때에도 있었다면 우리가 전쟁에서 다 승리 할 수 있었을게야"

그 옛날 할아버지께서 드시던 주먹밥은 보리밥에 소금이나 깨소금만 넣고 비벼 호박잎이나 깻잎으로 싸서 만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주먹밥은 영양도 풍부하고 색색깔에 모양도 다양하지만, 그 옛날 전쟁 중에 소금으로만 간을 한 주먹밥은 길 떠는 나그네에 유용한 한끼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옛날 전쟁터에 나가는 아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싸 주시던 어머니에 주먹밥은 무슨 맛이었을까? 오늘 주먹밥 체험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 쓰신 순국선열들에 감사한 마음이 들고, 또 전쟁의 두려움과 우리가 먹는 음식에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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