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예술의전당서 한국 데뷔 리사이틀

▲ 올해 '앙상블 디토' 새 멤버로 합류한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쳉 [크레디아 제공]
▲ 올해 '앙상블 디토' 새 멤버로 합류한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쳉 [크레디아 제공]
'디토' 멤버 유치엔 쳉 "청력 걱정에 시작한 바이올린, 내 운명"

내달 4일 예술의전당서 한국 데뷔 리사이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디토'가 잘 생기고 음악 잘하는 연주자들이 모인 앙상블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어요. 하하. 그 앙상블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돼 정말 기뻐요."

젊은 남성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의 새 멤버로 합류한 대만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쳉(23)은 지난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래식 관객층의 새 세대를 위해 '디토'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2007년 결성된 '디토'는 탄탄한 연주력과 깔끔한 외모, 세련된 패션감각을 두루 갖춘 젊은 연주자들과 친근한 레퍼토리를 앞세워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팀이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새 관객층 개발은 언제나 화두죠. '디토'처럼 젊고 실력 있는 앙상블이 클래식 시장에 새로운 관객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간의 '디토' 활동에 대해 한국 연주자 친구들에게 많이 들어왔던 터라 새 멤버로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망설임 없이 수락했어요."

유치엔 쳉을 비롯해 한국인 최초 파블로 카살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문태국, 작년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우승자 김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V LIVE)에서 '방구석라이브' 등을 운영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이 올해부터 '디토'의 새 멤버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대만 태생의 유치엔 쳉은 13세 때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가 커티스 음악원에서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아이다 카바피안과 아론 로잔드를 사사했다.

2009년 15세 나이로 사라사테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2011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우승,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 없는 2위 등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연주 인생의 시작은 다소 독특하다.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는 그의 청력 장애를 의심한 부모님의 걱정 때문이었다.

"5살 때 유치원에서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배웠는데, 아이들 중 저 혼자 그 음정을 제대로 따라 부르지 못했어요. 이를 발견한 유치원 선생님이 저희 부모님께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전화를 했고, 부모님은 밤마다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백번씩 들려주며 제 청력을 걱정했죠. 병원 검사도 받아봤지만 제가 너무 어리니 청력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바이올린 수업이었다.

"부모님은 그저 제가 음을 듣고 모방할 수 있길 바라셨어요. 그러나 수업을 통해 제겐 청력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꽤 재능이 있다는 사실까지 발견하게 됐죠. (웃음) 보통 1년에 1~2권씩 떼는 바이올린 교본 스즈키를 1년 만에 7~8권을 끝냈어요."

그는 바이올린을 "내 운명"이라고 부르며 "바이올린이란 악기가 계속 저를 이끄는 힘을 지닌 것 같다"고 했다.

"피아노를 잠시 쳐보기도 했는데, 제가 태생적으로 오른손보다 왼손 힘이 세다 보니 베이스 음이 더 크게 들리더라고요. 여러모로 바이올린과 저는 서로 함께할 운명인가 봐요."

그는 지난 14일부터 에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디토 10주년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다.

7월 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국내 데뷔 독주회도 앞두고 있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32번,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바흐의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2번', 비에니아프스키의 '오리지널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을 연주한다.

"좋은 코스 요리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 관객분들이 제 연주를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티켓 가격은 3만~5만원. ☎ 1577-5266.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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