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중증외상 2천257명 분석결과
"현장 구급조치로 응급실 이송 늦어져도 사망률은 낮아"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중증 외상을 입은 환자는 무엇보다 빨리 응급실이나 외상센터로 이송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응급실에 가는 게 다소 늦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오히려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리한 이송보다는 사고현장에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일차적인 구급처치가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2012년 한국외상응급의료서비스(KoreanEMStrauma)에 등록된 외상환자 1만8천679명 중 중증환자 2천257명을 대상으로 사고 이후 병원 도착 전 소요시간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병원 전 응급처치'(Prehospital Emergency Care)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사고현장에 머문 시간에 따라 ▲ 3분 미만(9.7%) ▲ 3분∼6분 미만(38.3%) ▲ 6분∼9분 미만(26.0%) ▲ 9분 이상(25.9%)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응급실 도착 후 사망률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은 모두 보정했다.

이 결과 사고현장에 6∼9분 머문 중증외상 환자의 사망률을 1로 봤을 때 3∼6분은 1.3배, 3분 미만은 1.9배로 사망률이 각각 상승했다. 9분 이상 머문 그룹은 6∼9분 머문 그룹과 사망률이 1로 같았다.

이런 상관관계는 사고현장에 머문 시간과 이송 시간을 모두 포함하는 '병원 도착 전 시간' 개념으로 봐도 비슷했다. 병원 도착 전 시간이 0∼16분 미만인 그룹의 사망률을 1로 보면 16분∼24분 미만 1.0, 24분∼32분 미만 0.9, 32분 이상 0.7로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망률이 낮아졌다.

송 교수는 "사고현장에서 환자를 구조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시간이 병원 도착 전 시간을 길어지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생존율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 외상 환자가 발생했을 때 무조건 병원으로 옮기려고 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살펴 심폐소생술이나 지혈, 추가 외상예방 등의 응급조치를 한 뒤 병원으로 옮기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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