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수자원공사 당진산업용수센터장
[시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요즘 신문이나 TV에서는 강수량 부족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저수지나 말라가고 있는 농작물을 통해 가뭄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다. 특히 충남 서해안지역인 서산, 홍성, 당진, 예산, 태안 지역은 올해 평균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의 45% 수준으로 극심한 가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분간 가뭄을 해갈할 만한 충분한 비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가뭄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당진지역의 경우, 마땅한 자체 수원이 없다보니 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수는 멀리 떨어져 있는 보령댐과 대청댐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었다. 최근 가뭄으로 보렴댐의 저수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6월 1일부터 보령댐 급수체계조정을 통해 현재 대청댐으로부터 생활용수를 전량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이러한 가뭄이 장기간 지속되어 심각단계에 돌입하면 제한급수도 우려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수는 상황이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는 상황이 심각하다. 인근 하천이나 저수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일부지역에는 논과 밭에 물을 대지 못해 농작물들은 시들거나 말라가고 있다.

자체 수원을 사용하고 있는 인근 지역 산업단지의 경우 취수 한계수위에 근접하면서 공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만약 가동 중단 또는 단축 가동시 상당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들의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소규모 저수지를 수원으로 하고 있으며, 봄가뭄이 조금만 장기화되면 수위 저하로 물 부족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가뭄의 원인과 피해 현상에 대하여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강우는 연중 특정시기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지역마다 강우량도 차이가 큰 편이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방재분야 전문가는'기후변화·도시화 때문에 가뭄 등의 재난 진폭이 시공간적으로 매우커지고 있는 것'때문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더 눈여겨 볼 것은, 비록 가뭄피해 지역과 규모는 다르지만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가뭄의 피해가 발생하여 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기후변화의 주요 피해현상 중 하나인 홍수피해는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근래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홍수예방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철저한 관리시스템의 구축이 이제 효과를 보인다고 판단 할 수 있다.

이제는 물부족을 대비하는 물관리시스템의 근본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가뭄이 발생 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임시적인 비상대책으로는 물부족을 해결 할 수 없다. 게다가 가뭄 발생시에는 가뭄대책이 정책 제일 우선순위로 추진하다 장마철이 되면 후순위로 밀려 관심밖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후변화에 의해 가뭄이 매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의 강구가 필요하다. 먼저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는 물의 저장고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비록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겠지만, 하절기의 강우를 저장하여 나머지 기간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물사용 특성을 감안한다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기존 수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수자원 시설간의 관로 추가 연결을 통해 비상시 급수체계가 조정 가능하도록 하여 가뭄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해수담수화 시설과 같은 대체수자원 개발이나 하수를 정화하여 역삼투(RO) 막을 이용한 산업용수로의 물재이용시설도 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