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헌혈왕’ 이권열 씨(세무학과 3)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24번이나 헌혈을 하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 씨는 어릴적부터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겪으며 맞서기보다 인식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 씨가 헌혈을 택한 것은 어머니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그의 어머니 요시타케 사토미 씨는 “대한민국에 살면서 나라에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교육해왔다.
이로 인해 손쉬우면서도 애국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
그의 ‘헌혈 사랑’은 입대해서도 꺼지지 않았다. 해병대에 입대해 국토 최북단 백령도에서 복무하면서 성분헌혈을 이어온 것. 백령도는 말라리아 발병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제대 후 2년까지도 성분헌혈만 허락되고 있다.
이 씨는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같은 대한국민 국민으로 똑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어머니가 일본인이라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아픈 역사를 어릴 때부터 잘 인지하고 있었다. 나의 피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로부터 각각 물려받았지만 헌혈이라는 나의 작은 행동이 양국의 아픈 역사를 통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씨의 어머니인 요시타케 사토미 씨는 "헌혈이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아들이 스스로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것이 감사하다”며 “나 또한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로 살아가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